불 밝힌 부산항

     [용두산 공원]
     용두산(龍頭山)은 중구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해발 49m의 구릉성산지로 부산 시민들은 물론 외국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부산 제일의 휴식공간이자 관광명소이다. 부산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용두산은 조선시대에 일본사람들이 드나들었던 "초량왜관(草梁倭館)" 은 이 공원을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개항과 더불어 일본인 전관거류지가 되면서 용두산 일대가 거의 일본인 거리로 탈바꿈하였다.

     8·15 광복 때까지 일본 신사가 있었던 곳이다. 용두산이라 불리게 된 것은 산의 모양이 마치 용(龍)이 머리를 들고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데서 비롯된다. 그 용 꼬리인 용미산(龍尾山)은 구 시청이 있던 자리이다. 1950년대는 한 때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따서 '우남공원'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환원하였다.

     6·25 전쟁 때에는 피난민들의 판자촌이 들어서고, 1954년 대화재로 판자촌이 거의 전부 불타 없어진 뒤 다시 정비되어 산림지대로 가꾸어지게 되었다. 용두산은 본래 곰솔(해송)들이 우거진 산이라 하여 '송현산(松峴山)'이라 불리었다. 그런데 용두산의 우거진 소나무 숲은 1876년 일본인의 거주지가 되면서 사라지고, 그나마 몇 그루 남아 있던 아름드리 소나무 마저 용두산 대화재 때 불타 없어졌다.

     [자갈치 시장]
     이 시장은 부산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장으로 외지로부터 관광객의 이용이 많아 부산시민의 생활터전이다. 자갈치란 지명은 자갈해안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활어만을 취급한다고하여 활어만이 거래되는 자갈치란 어종의 명칭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자갈치 시장의 상인들은 거의가 아낙네라 "자갈치 아지매"는 억척스런 생활력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것이 자갈치 시장의 특징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움은 없으나,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다이나믹한 "자갈치아지매"들은 부산 사람의 특유한 기질을 상징하는 가장 부산다운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자갈치 시장은 살아있는 『부산의 縮圖요, 부산시민의 생활상을 대변해 주는 현장』이기도 하여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남포동]
     남포동의 앞바다의 지명이 남포(南浦)라는 말로 쓰이지 않았고 자갈치 바닷가라 했다. 부산에서 가장 서민적인 바다인 남포의 개척은 개항 이후의 일본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당시에는 남빈 해수욕장이었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인에 소요되는 채소와 고기와 쌀과 신탄 (장작과 숯)들이 남해안과 김해지역에서 배를 통하여 남포로 들어왔다.

     또한 생활일용품도 대마도를 거쳐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때도 어항과 상항(商港) 구실을 함께 했다. 지금의 남포동에 있었던 해산물상조합에 들어갈 생선과 건어물도 들어오고, 대청동에 있었던 정미시장에 들어갈 나락〔벼〕도 이곳으로 들어왔다.

     남빈매립공사가 1932년에서 1940년까지 8년간을 이은 이 공사는 남부민동 방파제 공사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충무동 앞과 자갈치시장을 5개의 공구로 나누어 공사를 벌였다. 그렇게 공구를 나눈 것은 순차적인 공사로 항구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때 당시 이곳 남항은 그러한 어항과 상항(商港)의 역할만이 아니었다. 영도다리가 축조되고, 오늘까지도 남포동과 영도 사이로 오가는 도선장이 있지만 영도다리가 서기 전에는 나루터로서의 역할도 켰다.

     [부산 번화가의 풍수]
     부산역을 사이에 두고 부산의 번화가를 형성한 중구와 동구는 엄광산에서 구봉산 그리고 용두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남동사면에 위치하며 부산만을 만나 산기슭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다. 풍수에서는 산등성으로 따라 지기가 흘러감으로 용맥의 사면인 산기슭은 지기가 응집되지 못하는 곳이며, 용맥의 지맥을 받쳐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부산 번화가의 전체적인 지기는 쇠약하고, 특히 바다와 접하여 양기가 강한 곳이라 구봉산에서 남동방으로 뻗어내린 지맥의 자리잡아 역시 생기가 흩어진다. 풍수는 음양이 서로 조화를 이룬 터를 중요시하는데, 이것은 산세와 바람이 서로 군형을 이룬 터를 말한다. 그런데 이곳은 산세에 비하여 바다의 바람이 거센 곳으로 풍수는 홀아비가 홀로 사는 독양(獨陽)의 땅으로 땅 속은 흙심이 깊지 못해 지기가 쇠약한 곳이다.

     땅 속의 흙심은 얕고 지세의 경사는 가파라 물이 머물지 못한 채 급히 바다로 흘러빠지니 땅은 척박하고 윤기가 적은 곳이다. 그럼으로 땅의 생기가 쇠약하여 곡식의 생산량은 떨어지고, 지하수는 부족하여 샘물이 탁하고, 바람은 거세어 생기가 흩어지니 사람이 대를 이어 살기에는 단점이 많은 땅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 살려면 억척스럽게 자연에 대항하여 싸움하여 자연적 단점을 인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즉, 사람이 자연의 혜택을 받으면서 편하게 살 땅으로는 단점이 많은 곳이라, 이곳은 순하고 덕스러운 농부보다는 잇속에 빠르고 억척스런 상인이 살 터이다.

     이곳에 번화스런 상권이 형성되고 또 자갈치시장이 형성된 것은 자연에 기대어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임을 입증한다.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화로 인해 사람은 자연적 단점을 극복하고 인위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는 있지만 이는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삶이 아니라 항상 긴장하고 투쟁하며 살아야할 땅으로 풍수적 길지는 되지 못한다.


부산의 발전과 보호

     [부산항]
     부산항은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민초들의 시퍼런 생명이 살아 꿈틀거린다. 식민시대 총독의 수탈의 직접적 현장이며 미군정시대와 한국전쟁 때의 구호품과 군수물자들의 입구이기도 했다. 산업화 시대 수출입품의 상징이었던 합판 원목 원유 신발 섬유 등이 부산항을 통해 들고 났다. 부산항에 밤은 없다. 배가 들어오면 바로 하역과 선적 작업이 시작되고 분주한 입출항이 쉼 없이 되풀이 된다. 자성대부두 신선대부두 우암부두 감만부두 등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은 24시간 대낮처럼 돌아간다.

     한적한 어항에서 출발한 부산항은 이제 세계의 거대 항만들과 어깨를 겨루고 치열한 생존싸움을 하는 동북아시아의 중심항만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수출입 화물의 40%, 컨테이너 화물의 85%, 환적화물의 99%를 처리해 부산항을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살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관광지]
     〈몰운대〉몰운대는 부산의 전형적인 육계도로 낙동강 하구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16세기 까지만 하여도 "몰운도"라고 불리는 하나의 섬이었으나, 낙동강 상류에서 운반되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해 다대포와 연결된 섬이다. 몰운대는 다대팔경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다대포 해수욕장과 더불어 사하구의 유명한 명승지로 이름난 곳이다. "몰운대(沒雲臺)"란 지명은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끼는 날에는 이 일대가 그 기류 속에 잠겨보이지 않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해운대〉해운대는 수려한 사빈해안과 배후의 송림, 그리고 동백나무로 유명한 동백섬 등이 조화를 이루는 옛부터 시인과 묵객들의 찬사를 받은 명승지이다. 해운대은 최치원이 동백섬 일대를 거닐다가 이곳의 절경에 심취하여 동백섬 남쪽 암벽에 자신의 호인 해운을 따서 "해운대(海雲臺)"라는 세 글자를 새긴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운대』라고 새겨져 있는 암반의 위에는 인어상이 세워져 있다.

     〈낙동강 하구〉낙동강 하구 일대는 동양 최대이며,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써 사시사철을 백수십종에 달하는 철새가 찾아들며, 조류의 개체수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정도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낙동강 하구일대는 철새의 보고라 할 수 있다. 특히 낙동강의 넓은 하구에는 사하구 을숙도, 일웅도 등 크고 작은 삼각주가 발달해 있고, 지금도 새로운 퇴적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들 삼각주와 해안일대에 우거진 줄풀과 갈대의 숲은 철새들의 좋은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삼각주의 주변은 바닷물과 강물이 교차하고 수심이 얕은 개펄이 넓게 형성되어 많은 플랑크톤과 어패류, 수서곤충 등이 번식하여 철새의 먹이가 되고 있다. 낙동강 하구의 기후는 여름이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철새들의 번식 및 월동지로서 알맞다. 강변의 충적층의 사장과 갈밭이 무성하고, 수초의 군집이 발달하고, 또 먹이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수천만을 헤아리는 철새들이 강과 삼각주를 뒤덮고 비상하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수영공원〉
     수영동의 곰솔은 천연기념물 제270호로 수령은 약 400년이다. 이 나무를 군선을 통괄하는 군신목이라 부르는데, 옛날 좌수영이 있을 때에 군선을 제조할 당시 이 나무에는 목신이 들었을 뿐아니라 나무로 만든 군선을 보호하고 통괄하는 것으로 믿어 군사들은 이 나무에 제사를 지내며 무사하기를 빌었기 때문에 이 소나무가 현재까지 보호되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높이가 22m이며 가슴높이 둘레가 4.5m에 달한다. 수관은 10m에 이르며 수형은 반타원형으로 수세가 왕성하고 양호하다.

     푸조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11호로 높이 18m에 가슴높이 8.5m나 된다. 수관폭은 25m에 이르는 거대한 노거수로서 나무의 둥치에는 울퉁불퉁하게 생긴 기이한 혹이 군데군데 보인다. 수령은 약 500년 이상으로 부산은 군사 전략상 이곳에 수군절도사영을 설치,국가를 지키게 했는데 푸조나무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나무로 믿어왔다.

     [환경파괴]
     〈낙동강 하구둑〉낙동강하구둑은 낙동강 하류지역의 급증하는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와 공업 및 농업용수를 염수의 피해 없이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부산을 비롯한 마산·창원 등 주변의 산업도시와 김해평야의 안전적 성장을 보장함과 동시에 하구지역 종합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다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 하구둑의 건설로 부산시의 식수원인 물금취수장 부근의 강물이 오염되어 식수원으로서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시키며 하구둑 내의 강바닥이 상승, 집중호우시에 사상과 구포를 비롯한 이 일대가 장기간 침수되는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고, 또한 해마다 136종에 10만마리를 헤아리는 철새가 찾아드는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와 일웅도가 사라짐에 따라 천혜의 자연유산을 상실하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부산의 보호]
     부산은 낙동정맥이 바다를 만나며 최종적으로 지기를 꿈틀대며 멈춰선 곳으로 중심지는 구릉성 산지의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경사가 급하여 물이 땅 속깊이 흘러들지 못하고, 또 넓은 평야가 부족하여 땅에 기대어 삶을 살기에는 단점이 많은 터이다. 하지만 가파른 산기슭이 바다로 빠지며 항만의 물이 깊으니 항구로써의 입지조건은 매우 훌륭해 자연적 단점을 상업적 개발로 극복해 한국 제 2의 수도가 되었다.

     이것은 지형적 조건을 인위적으로 잘 활용한 결과로 부산이 국제 항구로써의 입지조건에서 뛰어난 터임을 입증한다. 따라서 부산의 지형은 풍수적으로 자연적 생산력은 떨어지지만 입지조건 상으로 항구로써의 입지는 잘 갖춘 터로 상업 도시로의 발전이 터의 성격과 맞는다.
     부산은 구릉성 산지라 지하수가 부족하고, 낙동강과 수영강이 젖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낙동강은 하구에 자리잡아 물의 오염이 심하고, 수영강 역시 대도시의 오폐수로 인해 나날로 오염되어 젖줄 역할로써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의 제1의 관심은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으로 부산의 지형적 특성 상 물을 얻기가 어렵다. 따라서 부산이 계속 발전하고 사람이 살 만한 터가 되기 위해서는 맑은 물을 시급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은 풍수적 특징 상, 항구로써 상업적 발전만이 살길이다. 그런데 상업주의는 자연주의적 삶과는 서로 배치되어 인간적인 편안한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사는 집을 좀더 자연주의적 삶의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므로 개발과 삶의 공간 구성에 풍수적 지혜를 더욱 적용시켜야 건강하고 살기 편안 땅이 될 것이다.

[사진 : 용두산 공원에 위치한 부산타워(사이버두산대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