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역사적 고찰

     수원(水原)은 그 이름처럼 물과 인연이 많다. 고구려시대에는 매흘군(買忽郡)이었는데, 이는 '물골'이라는 뜻으로, 수원에 우물이 없는 집은 흉가라 할 정도로 물이 많았다 한다. 신라 경덕왕(景德王) 때에는 그 명성에 걸맞게 수성군(水城郡)으로 고쳤고, 고려 태조 때는 이 고을 사람 김칠(金七)·최승규(崔承珪) 등이 고려에 귀순하여 힘을 다하였으므로 수주(水州)로 승격시켰다.

     그 후 수원은 고려 원종 때 몽고군이 대부도(大部島)에 들어가 노략질을 일삼자, 이에 분개한 섬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이들을 부사(副使) 안열(安悅)이 평정하자, 그 공으로 도호부로 승격되었고 지금의 이름으로 갖게 되었다.

     고려는 수성(隋城)으로 부르다가. 원종 때에 반란을 진압한 공을 인정받아 수원도호부로 승격되었다. 조선의 정조는 수원을 화산(華山) 아래에서 읍치를 지금의 팔달산 밑으로 옮기고, 수원부를 화성유수부(華城留守府)로 승격시키며 유수를 두고, 수원성을 쌓았다. 따라서 수원은 정조 때에 이르러 현재의 위치에서 발전하였다.

     근대 인물로는 3·1독립운동과 항일민족운동에 몸바쳐 일하다 붙잡혀 복역한 이선경(李善卿)과 서양 화가로 문인이었던 나혜석(羅蕙錫)이 있다. 수원 대표적 문화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성이 있는데, 그 내부에 팔달문(보물 제402호)과 화서문(보물 제403호), 화령전(사적 제115호)도 여기에 속한다.

     또 수원은 정조의 효성과 관련된 유적으로 지지대비가 있으며, 가까운 화성 땅에 용주사·융건릉이 있다. 그밖에 이병원 가옥(중요민속자료 제 123호)과 수원 향교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수원의 지리적 특징

     수원은 동쪽으로는 용인군, 남쪽은 평택군, 북쪽은 과천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서 서울까지는 88리에 이른다. 1988년 권선구와 장안구를 설치하고, 도청의 이전과 함께 각종 기관·단체의 이전으로 도행정의 중심도시로서 많은 산업체를 유치하는 등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그리고 농업과학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동수원에 신도시를 형성, 개발해나가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한반도의 근간을 이룬 백두대간은 속리산에서 북진한 한남금북정맥을 낳고, 안성의 칠현산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라선다. 칠현산을 출맥한 漢南正脈은 칠장산→보개산을 거쳐 용인시로 뻗어왔고, 상하 기복과 좌우 요동하며 전진하여 문수봉(404m)으로 솟아났다.

     문수봉에서는 용인북부와 광주 땅을 이룬 기맥이 한남정맥에서 분기되고, 한남정맥은 용인 땅에서 함박산→부아산→석성산→→마성터널→법화산으로 이어진 다음 수원의 광교산을 거쳐 의왕→군포→안양→광명을 지나 인천의 계양산으로 솟고 다시 구릉선 김포평야를 지나 강화 앞쪽의 문수산성에서 전진을 멈춘다.

     수원의 한남정맥의 중조산에 해당하는 광교산(582m)의 남쪽 사면에 위치하고, 광교산은 북쪽으로 기맥을 출맥시켜 군포·의왕·안양·과천 땅의 부모가 되었다. 수원은 형제봉·광교산·백운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기맥 위에 자리잡고, 그 사이로 원천천은 동쪽에, 서호천은 서쪽에 그리고 가운데로 수원 중심부를 관통하는 수원천이 대황교에서 합수되어 황구지천을 끌어들여 남진한 다음 아산호를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 따라서 수원의 지맥은 수원천을 가운데 두고 동쪽과 사쪽으로 분기되나, 모두 광교산의 기맥에 해당된다.

     수원은 호남에서 천안→평택을 거쳐 과천을 지나 한양에 이르는 길목에 자리잡아 예로부터 호남의 선비가 과거을 보러 올라가던 교통의 요지였다.수원 아래의 병점(떡점거리)는 과거 보러 한양으로 가는 선비들이 하룻밤을 묵으며, 과거 급제를 빌면서 사 먹었던 떡으로 유명하였다. 현재 1번 국도는 주요 관로였고, 42번·43번 국도도 모두 관로를 확장하여 포장한 것이니, 수원으로 통하는 도로는 모두 옛날 그대로이다.

     수원의 연무동과 조원동에 '퉁수바위'에 관한 전설이 있다. 예전에 자식이 없는 부부가 애닯게 자식을 원하면서 부인은 조원동의 바위에서, 남편은 연무동의 바위에서 서로 백일 기도를 드렸는데, 서로 만나지 못하자 퉁소를 불어 안부를 전하기로 약속하였다. 치성을 드리다가 병이 난 부인은 남편의 퉁소 소리에 화답하지 못하였고, 기도를 중단할 수 없는 남편은 가까스로 백일을 마치고 부인을 찾았으나 부인은 이미 죽어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 이 바위를 '할아비 할미 퉁수바위'라 불렀다 한다.

     수원의 남쪽 경계인 화성군 태안면 황계리(黃鷄里)에 '大皇橋' 다리가 있는데, 중국에서 이 다리의 이름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 즈음 조정에서는 중국에 사신을 파견하였는데, 이 사신은 상복 차비를 하고 길을 떠났다. 이 사신이 중국에 도착하니 공교롭게도 대비가 죽어 상중(喪中)이었는데, 상복을 제대로 차려 입고 들어가니 중국 조정에서는 그 선견지명에 놀라 감히 대황교 명칭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다리는 현재 융능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조그만 개천에 놓여 있는데, 원대황교(元大皇橋)라 쓰여 있다. 세월의 풍상 속에 망가지고 헐리어 그대로 방치되었던 것을 1970년 역사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남은 석재 일부를 사용하여 이곳에 옮겨 세운 것이다.

[사진 : 수원 광교산(사이버두산대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