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의 장수마을들

     [장수를 누리는 구례]
     한국 최대의 장수 고장
     2001년 5월 보건복지부 발표한 장수 마을에서 조사 결과 전남에 전국 장수마을의 30%(26곳)가 몰려 있고, 특히 구례군에 집중돼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구례군에는 간전면 백운천 마을, 산정 마을 등 14곳이 장수마을로 지정되었다.

         1.구례 간전면 운천리 백운천마을(44%)/ 2.구례 간전면 삼산리 산정마을(36.8%)
         3.구례 구례읍 산성리 시동마을(36.8%)/ 4.구례군 토지면 내서리 원기마을(33.3%)
         5.구례 산동면 대평리 대평마을(33.3%)-마을 표기명 오류 (대양 또는 신평마을)
         6.구례 토지면 구산리 단산마을(32.1%)/ 7.구례 토지면 외곡리 중기마을(32.1%)
         8.구례 용방면 중방리 송정마을(31.7%)/ 9.구례 광의면 대산리 유산마을(31.6%)
         10.구례 간전면 간문리 해평마을(30.8%)/ 11. 구례 간전면 흥대리 안음마을(30.8%)
         12.구례 문척면 죽마리 동해마을(30.6%)/ 13. 구례 마산면 광평리 광평마을(27.6%)
         14.구례 간전면 양천리 야동마을(18.5%)

     관계자는 "전남 지역의 노인인구비율(11.9%)이 전국 평균(7.0%)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구례지역이 산간지역으로 이농이 적고 자연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례를 일컬어 '삼대삼미(三大三美)'의 땅이라고 택리지에 적고 있다.

     즉 세 가지 큰 것은 지리산, 섬진강, 널찍한 들판이고. 세가지 아름다움은 수려한 경관, 넘치는 소출, 넉넉한 인심을 이른다. 구례가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유일의 천혜의 땅으로 칭찬했던 것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보는 백운산의 정기를 더했기 때문이다.

     [주민의 생활]
     구례에서 매년 장수촌(長壽村)이 나온 것도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먹고 새벽에 일어나 논밭일을 열심히 하며 걱정없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65세 노인 인구가 30.8%를 차지해 1995년 장수마을에 선정된 용방면 신도리 신촌마을의 경우 못지 않게 문척도 장수골이다.

     [백운천 마을]
     백운천 마을의 입지조건
     간전면 운천리 백운천 마을은 장수하는 노인의 비중이 44%에 이르는 전국 최고의 장수마을이다. 백운천 마을은 호남정맥이 백운산을 조금 못미친 지점인 따리봉(1127m)에서 북진한 용맥이 밤봉(934m)으로 솟아나고, 밤봉에서 북진한 용맥이 두 갈래로 갈라지며 동쪽의 용맥에 상백운천이 자리잡고, 서쪽의 용맥에 백운천 마을이 자리잡았다.

     따라서 백운천 마을의 주산은 밤봉이다. 주산(601m)에서 용맥은 두 줄기로 갈라뻗고, 그 중 북동방의 것은 상하로 기복하고 좌우로 요동치다가 섬진강을 만나 전진을 멈추었다. 백운천 마을은 이 용맥이 잠시 숨을 고루고 멈춘 곳(208m)에서 동진하는 지맥이 출맥되고, 이 기맥이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지며 마을 앞쪽의 계류를 만나 몸을 낮춘 경사면에 자리잡았다. 내룡의 기세가 장엄하고 활달하며 개장 천심한 부룡이라 형기적으로 부귀룡에 속한다. 하지만 마을로 입수된 내룡은 경사가 급해 후덕치 못하니 흙이 두텁지 못한 곳이다.

     또 마을의 중심을 관통한 入首龍은 未坤으로 뻗어와 坤申으로 입수하고, 또다른 申庚龍이 남쪽 끝으로 짧게 입수하였다. 이곳은 水口가 壬破에 해당되어 火局이고, 이때 坤申龍은 胎龍에 해당되어 생기를 품지 못하고, 申庚龍은 음양이 배합치 못한 潛龍으로 이 역시 생기를 품지 못한 凶龍이다. 따라서 지질적 요건은 단단한 암반이거나 잡돌이 섞여 地氣는 衰弱한 곳이다.

     [백운천 마을의 입지 판단]
     남쪽인 상백운천 마을과 바람골에서 흘러온 물이 서로 합수한 다음 마을 앞쪽을 둥글게 감싸 흐르고는 백운천 다리와 백운교를 지나 북쪽의 섬진강에 합류된다. 마을을 감싼 청룡과 백호는 奏合龍虎이다.

     남쪽에서 흘러온 바람은 마을 남쪽의 낮은 백호에 의해 차단되어 마을로 직접 닥치지 않고, 상보들에서 생긴 바람 역시 낮은 외청룡에 의해 기세가 약해져 마을로 불어오고, 섬진강의 큰 바람은 관쇄된 수구로 인해 마을로 불어오지 못하니, 마을은 살풍이 닥치지 않는 포근한 입지를 이룬다.

     또 마을 앞쪽에는 一字文星의 청룡이 안산이 되고, 높이는 눈썹의 높이로 가지런한 吉相이고, 그 너머로 154m의 峰이 손님격으로 마을에 조응하니 형기적으로 보아 국세가 잘 짜진 마을이다.

     丙午方과 巽巳方의 得水는 청룡과 백호로 인해 마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앞쪽의 乙辰方에서 도래한 물이 마을을 金星水로 감싸안고서 右旋하여 壬方으로 소수한다. 이때에 마을의 가옥들은 동향인 甲向을 했거나 북향인 壬向을 놓았다. 甲向의 집은 乙辰方의 巨門水가 上堂하니 祿存流盡佩金魚라하여 富貴가 쌍전하고 후손이 번창한다.

     또 壬向을 놓은 집은 火局의 胎向胎破에 합당하여 胎位를 충파하지 않으며 大富大貴하고 후손이 번창한다. 하지만 오직 百步轉欄해야하고 중간에 혹 壽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 어린 과부가 가끔 난다. 마을로 입수된 내룡의 주산이 坤方에 있고, 坤峯은 天鉞로 사업가가 태어날 산이다.

     [백운천 마을의 풍수 판단]
     (1)땅은 비옥하고 넓은 지역이 아니고, 따라서 地氣가 왕성치는 못한 곳이다.

     (2)집의 좌향이 동향과 북향인 것은 자연 흐름에 맞추어 길한 좌향을 선택하여 장수를 기약받았다.

     (3)안산이 일자문성이라 부귀를 누린다.

     (4)좌우의 낮은 청룡과 백호가 남방의 세찬 바람을 막아주어 마을에 살풍이
불어오지 않는다.

     (5)수구가 엉성하고 넓으면 만 이랑의 밭과 천 간의 집을 다음 세대까지 전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집 터는 수구가 꼭 닫친 듯하여 그 안에 들판이 펼쳐진 곳이
좋다.

     [모기없는 동해마을]
     동해 마을의 풍수적 입지
     동해 마을이 위치한 구레의 문척면은 호남정맥이 장흥의 제암산과 사자산을 굽이쳐 북동쪽으로 승주 조계산을 거쳐 광양 백운산(1219m)에 맺는다. 이 산줄기 중에 순천시 황전면의 달뜨기재봉(768m)에서 바로 북쪽 갈미봉(639m)으로 올라서고, 이어서 매재로 내리다가 곧장 올라선 삽재(588m)와 둥주리봉(690m)을 거쳐 동해마을 남모탱이로 내려선다. 한편 둥주리봉에서 북쪽으로 향한 용(龍)은 자래봉을 거쳐 오산(542m)에서 멈춰 섬진강을 내려다 보며 전진을 멈춘다.

     갈미봉이 조종산이 되고 동주리봉이 주산이다. 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백호에 해당하고, 좌청룡은 동주리봉에서 북서방으로 뻗어간 산줄기이다. 동해 마을은 황전천이 섬진강과 합수되는 지점에 위치하는데, 동해에 사는 황룡이 배를 등에 지고가는 형국이라[황룡부주형(黃龍負舟)]이라하여 동해(東海) 마을이 되었다.

     [동해 마을의 장수조건]
     장수의 조건에서 물이 가장 중요하다. 동해 마을은 거주주민 91명 중 40명이 65세 이상으로 그 비율만 보면 43.9%나 된다. 장수 노인은 33%이다. 또 동해의 경우 섬진강과 황전천이 합류하는 곳이므로 강바람까지 불어 여름에 어찌나 시원한지 저녘에 모기가 없는 마을로 소문 나 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정자도 모기가 없다는 뜻으로 무문정(無蚊亭)이라 지었다. 이 정자는 농사일에 지치거나 여름 더위를 피해 마을사람들이 모여 노는 곳으로 마음을 편히 쉬는 장소이다.

     동해 마을에 모기가 없는 것은 강감찬(姜邯贊)장군의 덕이라 전한다. 강 장군이 전국을 순찰하던 중 이 마을 정자나무 밑에서 유숙하게 됐는데 섬진강 물소리와 모기의 극성 때문에 잠을 이룰수 없었다. 그러자 도술을 부려 여울물소리(탄성)는 오산 절벽으로 보내고, 모기는 마을 산으로 쫓아 보냈다는 것이다.

     특히 물이 맑은 마을은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10명이 넘는다. 이에 대해 『마을 주민들이 전설을 믿고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해마을에 모기가 없는 것은 서식조건이 나쁜데다 마을에 모기가 싫어하는 풀이나 나무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란 말도 있다.

     [산수유의 고장]
     구례군의 나무
     산수유는 구례군의 소득 과목으로 특산물 중 하나이다. 수목이 단단하고 질겨 군민의 강한 의지와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한 상위 마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계곡과 돌담 사이에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는 기나긴 겨울 뒤끝의 황량함을 단숨에 바꿔 놓을 기세로 노란 물감을 풀어놓는다.

     산수유 꽃잎은 길어야 4∼5㎜. 꽃잎을 한 장씩만 보면 그저 산뜻하고 청초한 느낌을 주지만 수천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일제히 노란 꽃송이를 들이 내밀면 그윽한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상위 마을은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래서 '산수유 마을'로 통한다.

     위안리는 상위와 하위마을로 나뉜다. 6.25전만 하더라도 1백 30여 가구가 생활의 터전을 잡았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그러나 50여년전 여순반란사건 (1948년)으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목숨을 잃으면서 지금은 40여 가구만 고향 땅을 지키고 있다.

     산수유의 효능
     산수유는 각종 성인병이나 부인병, 그리고 요실금(오줌싸개) 등에 효과가 잇어 예로부터 한약재로 쓰여 왔다. 산수유나무는 한 때 서너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이 좋아 '대학 나무'로도 불렸다.

     10월이면 빨간 열매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리는데 지난해는 수확량이 줄어 1근(6백g)당 2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쌌다. 옛날에는 씨를 뺄 때 처녀들이 입에 열매를 넣고 씨와 과욕을 분리했지만 지금은 기계로 작업한다. 구례 군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매년 3월초 지리산 온천 관광지에서 산수유꽃 축제를 개최한다. 산수유꽃 촬영 대회와 궁도대회. 전국 장기 대회가 열리며 관광객이 참여하는 고로쇠 약수 마시기, 오이 먹기 대회 등도 마련돼 있다.

[사진 : 구례의 장수마을, 백운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