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利川)은 예로부터 물이 좋은 고장이다. 넓고 기름진 땅에서 생산된 ‘자채쌀’은 궁중에 진상되었고, 복하천을 끼고 들어선 한국 굴지의 술 공장들 역시‘이로운 내’란 뜻의 이천과 관련이 깊다.

LG그룹의 인력개발센터인 LG인화원은 건지산에서 발원한 물이 해월천으로 흘러드는 마장면 해월리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해월(蟹越)이란 지명은 ‘게가 고개를 넘는다’는 뜻이나, 이것은 한글식 땅 이름을 일제시대에 한자로 바꾸면서 잘못 표기한 것이다. 건지산에는 매우 높고도 가파른 고개가 있다. 이 고개를 넘을 때면 거의 기어서 넘어야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기너미고개’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기다의 기’자를 옆으로 가는‘게(蟹)’로 잘못 발음했으며, 여기에‘넘을 월(越)’자를 붙여 오늘의 해월이란 특이한 이름이 된 것이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국가의 발전은 탁월한 정치가에게 달려 있고, 기업의 성장은 유능한 경영자에게 달려 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사업에 성공하려면 강한 의지와 승부 근성을 지닌 인재를 길러 놓아야 한다. 더욱이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한 초우량 기업과 싸워 이겨야 하는 현실을 볼 때, 아무리 유망해 보이는 사업이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기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즉, 좋은 나무를 골라 심었어도 거름을 주고 가꿔야만 훌륭한 재목이 될 수 있듯이, 훌륭한 인재를 선발했어도 끊임없이 교육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진다.

LG그룹은 창업 이래로 인재의 관리 육성을 최상의 경영가치로 추구해 왔다. LG그룹은 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팽창하던 1980년대에 들어 각 계열사의 교육을 통합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그룹 연수원이 시급히 필요 하게 되었다. 그래서 3년간의 검토와 준비를 거쳐 이천의 건지산 이래에 5만평의 부지를 마련했고, 1986년 기공식에 이어 건설에 착수했다. 이름은 LG그룹의 경영이념이자 최고의 가치인 인화단결을 실현할 요람이란 뜻에서 “인화원(人和苑)”으로 명명하였다. 인화원은 LG그룹의 미래를 견인해야 할 인재 교육의 장이기에 설계부터 주변의 여건과 시설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배려 속에서 1, 2차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되었고, 드디어 1990년 초현대식 첨단 연수시설을 갖춘 위용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런데 땅의 이용은 땅의 성격과 서로 궁합이 맞아야 지기가 발동해 복을 가져 온다. 인화원이 들어선 터는 번데기가 나비로 변신하듯이 대를 이어 화려한 귀인을 배출할 명당이니, 이곳을 연수원 부지로 선정한 혜안에 탄복이 저절로 나온다.

한반도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은 속리산에 이르러 한남금북정맥을 분기하였고 이 정맥은 안성의 칠현산에 이르러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나뉘며 한남정맥은 경기 남서부의 발원지로서 문수산성에서 긴 여정을 멈춘다. 그리고 칠현산에서 북진한 한남정맥은 칠장산→보개산을 거쳐 용인까지 뻗어 왔고, 상하 기복과 좌우로 요동치며 전진하더니 문수봉을 거쳐 건지산으로 이어졌다.

그러므로 인화원이 들어선 부지는 칠현산이 태조산이고, 문수봉이 중조산이며 건지산이 소조산이다. 건지산은 뾰족한 산이란 뜻을 지닌 인화원의 진산으로, 이 산에서 출맥한 용맥은 인화원의 국제관과 국제생활연수관 쪽으로 주지맥이 내려 뻗었는데, 패철로 판단하면 동쪽으로 뻗은 경유룡(庚酉龍)이다. 여기서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킨 양기가 동북방인 간방(艮方)으로 소수하니, 이곳은 한 생명이 태어나 집안에 경사가 있는 생기가 충만한 길지다. 또 주요 교육시설인 대강당의 좌향이 풍수에서 제일로 길한 동동남방[乙辰向]이니, 바람의 순환 역시 사람에게 매우 이롭게 배치된 향(向) 명당이다.

또 인화원 앞쪽에 보이는 산은 볏단을 쌓아 놓은 형상이라‘노적봉’이라 부른다. 건지산에서 낮게 뻗어 인화원의 오른쪽을 감싸고 우뚝 솟았으니, 그 모습이 누에의 머리를 닮았고, 풍수는‘잠두형(蠶頭形)’이라 부른다. 여기서 안산이 누에를 닮았으니 이 누에는 곧 하얀 고치를 만들 것이고, 옥녀는 이 고치에서 실을 뽑은 다음 베틀에 실을 얹고서 비단을 짤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인화원이 자리한 땅은 ‘옥녀가 베틀에 앉아 비단을 짜는 옥녀직금형(玉女織錦形)’의 명당이다.

이 물형이라면 북과 침사수(沈絲水)가 필요한데, 북은 베틀에서 날의 틈으로 왔다갔다하게 해 씨를 풀어 옷감을 짜는 기구고, 침사수는 실들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담가 두는 물이다. 그런데 연수원의 남쪽에는 자연 그대로 물이 고인 연지(蓮池)가 있고, 이곳에서는 샘물이 사시사철 솟아난다. 이 샘물이 바로 옥녀직금형의 침사수에 해당하고, 생활관 뒤쪽에는 북[梭]을 닮은 거북 산이 주인을 기다린다. 여기서 비단이라면 벼슬이 높은 관리나 귀인만 입을 수 있는 옷이니, 이 소응은 대를 이어 귀한 인재가 끊임없이 배출될 땅이다.

앞으로 인화원은 LG그룹의 인재를 양성하는 메카로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라는 시대적 사명을 지니고 있다. 기업은 인재에 의해 생명을 부여 받으니, 인화원은 21세기 인류와 LG그룹을 함께 이끌어 갈 투철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도량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인화원 이 그룹의 경영이념을 전파하고 기업문화를 쇄신하고, 고객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등 LG’의 달성을 향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려면 지금보다 지덕을 더욱 왕성히 키워 줄 필요가 있다.

남산의 정상은 형태가 누에머리를 닮았다. 그래서 지기를 키워주기 위해 사평리(沙坪里)에 뽕나무를 많이 심었다. 이 뽕나무는 궁중의 양잠에도 이용되었으며, 그후로 사람들은 그곳을 잠실이라 불렀다. 잠실이란 지명의 유래와 마찬가지로 인화원에도 뒷동산에 뽕나무 숲을 조성하거나 또는 뽕나무를 여러 곳에 심을 것을 권한다. 뽕나무 잎을 먹는 누에는 뽕나무가 있다면 다른 것에는 기운을 쓰지 않고 오로지 뽕잎을 먹는데 전념한다. 그리고 이런 집중력에 따라 산기운이 발동해 복을 가져오니, LG그룹의 상징목인 느티나무 사이로 몇 그루의 뽕나무를 심는다면 지덕(地德)이 크게 배양돼 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