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상의 중심이었던 덕산

[덕산의 역사]
예산군의 서부에 위치한 면으로, 본래 덕산현 현내면(縣內面)이었으나, 1914년 군면통폐합시에 나박소면·내야면과 홍주군 고남하도면 일부를 병합하고 예산군에 편입되면서 덕산면으로 개칭되었다. 면의 북서부에 서원산·가야산 등이 솟아 있으며, 중앙에는 수덕산이 솟아 있어 다소 험한 산지를 이루고 있으나, 북동부와 남서부는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다.

와룡천이 면의 서부를 남류하고, 삽교천의 지류가 중앙을 동류하며,이들 하천유역에는 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수덕 저수지와 덕산 저수지가 있어 농업관계용수를 공급해 준다. 주산업은 농업으로 평야지대에서 벼농사가 행해지며, 마늘·생강 등도 많이 생산된다.

서산∼예산간 국도가 면의 중앙을 통과하며, 갈산∼합덕간 지방 도로가 면의 동부를 남북으로 지나는 교통의 요지이다. 온천으로 유명하며, 충청도 병마절도사의 군영(軍營)이 있던 곳이나, 서해안을 이용하여 왜구들이 서산 일대의 곡식을 몰래 노략질하자, 조선 초기에 해미에 읍성을 만들고 영을 그곳을 옮겼다.

[덕산의 문화재]
사동리에 덕산향교·사동리산성지·덕산온천지구유가 있으며, 시량리에 윤봉길의사사적지·충의사·윤봉길의사유품이 있고, 상가리에 상가리미륵불과 남연군묘, 남연구비, 보덕사 석탑 및 석물·귀부·보덕사석등·석탑재가 있다. 사천리에 수덕가 있으며, 경내에 국보인 수덕사대웅전을 비롯하여 수덕사삼층석탑·수덕사칠층석탑 등 많은 문화재가 있고, 문주사 금동여래좌상이 있다.

또한 광천리에 남은 들상여, 읍내리에 예덕상무사 소속 보부상 유품과 미륵불, 신평리 미륵불, 옥계리에 삼층석탑이 있다. 교육기관으로는 국민학교 3개교가 있다. 읍내, 신평, 옥계, 북문, 상가, 사동, 둔, 대치, 광천, 사천, 외라, 내라, 복당, 낙상, 대동, 시량 등 16개 동리가 있다.

[예덕 상무사]
보부상(褓負商)
● 전통사회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행상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교환경제를 매개하였던 전문적 상인. 보상(褓商)과 부상(負商)을 총칭하는 명칭이다. 보상은 정밀한 세공품이나 비싼 사치품 등의 잡화를 취급하고, 부상은 일용품을 보자기에 싸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판매하였다. 이에 따라 보상을‘봇짐장수’, 부상을 '등집장수’라고 불렀다. 이들은 대개 시장망을 돌면서 각지의 물화(物貨)를 유통시켰으나, 대부상·대보상들은 수운(水運)과 우마차을 이용해 다량의 상품을 일시에 운반, 판매하기도 했다.

● 부상의 단체인 부상단(負商團)은 조선 초에 조직되어, 조정은 국가 대사나 국난위기 이들을 수시로 사역하였다. 한편, 보상이 언제부터 조직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속단하기 어려우나, 그것이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게 된 것은 1879년(고종19) 9월에 발표된 〈한성부완문 漢城府完文〉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의하면, 이전부터 지역적으로 각기 정해진 규율과 두령인 접장(接長)의 소임이 있어서 군료(群僚)를 통솔했 왔으며, 산재한 조직을 전국적인 상단(商團)으로 묶어 소규모 자본의 행상을 규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보상단은 동료간의 결속을 다지고 무뢰한과 아전들에 의한 폐해를 금단함으로써 상권의 확립을 기하였다.

● 한성부에서 8도의 도접장(都接長)을 차출하면 일종의 신분증인 도서 (圖書 또는 驗標라고도 함.)를 함께 발급함으로써 보상의 신분을 보장하였다. 부상과 보상은 각각 별개의 행상조합으로 성장하였으나, 1883년에 혜상공국(惠商公局)을 설치하여 보상과 부상을 완전 합동하게 하였다. 1885년에는 다시 상리국(商理局)으로 개칭하는 동시에 부상을 좌단(左團, 左社),보상을 우단(右團, 右社)으로 구별하고, 역원(役員)만은 상리국에 통합, 단일화시켰다. 이와같은 정부에 의한 보호와 관리가 시작된 것은 보부상이 강대한 조직체로 발전하여 정치적인 활용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과 단결
● 보부상의 조직에서 가장 주목하여야 할 것은 민주적인 투표에 의하여 임원선거를 하였다는 사실과, 안건의 상의를 위하여 정기적인 총회를 개최하였다는 사실이다.

● 보 상
보상회는 서로를 위하고 구제하며 친절하고 친근하게 하며, 윗사람을 섭기고 동료를 사랑하고, 병든 자는 구제하고 죽은 자는 장사지내줌으로써 상업을 통한 축재를 하고자 하였던 행상조합이었던 까닭에, 회원 각자의 율기 (律己) 및 상임 (上任)과 동료에 대한 예의범절과 상호돈독을 존중하여 이툴 배반하는 요중에 대하여는 응분의 벌칙을 적용하였다.

● 부 상
부상은 원래 천민출신으로 사회적 멸시를 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적인 친목과 단결력이 절실히 요구되었고, 따라서 이들의 협동정신은 전통사회의 어떠한 사회집단보다도 강렬하였다. 즉, 이들은 병자를 구제하고, 반수와 접장 즉 윗사람을 자기의 친아버지와 같이 대하며, 아랫사람을 갓난아기 보살피듯 하는 것을 신조로 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천 인이지만 천대를 받지 않았고, 국가적으로는 충성이 두터운 선비의 위용을 나타내어, 조정에서는 부상의 충의정신과 협동정신을 가상히 여겨 관리로 하여금 함부로 그들을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어염(魚鹽)·수철(水鐵)·토기(土器)·목물(木物)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전매특권을 부여하여 안전한 상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보부상의 역사적 활동
● 보부상은 국가의 일정한 보호를 받는 대신 국가의 유사시에 동원되어 정치적 활동을 수행하여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의 행주산성전투에서는 수천명의 부상들이 동원되어 식량과 무기를 운반, 보급하고, 직접 전투에도 가답하여 왜군을 물리치는 데 공헌하였다. 병자호란 때에도 인조가 남한산성에 행행(幸行)할 때 부상들이 식량을 운반하고 성을 방어하였다. 이에 조정에서는 전쟁이 끝난 뒤 부상들에게 벼슬을 주려 하였으나, 이를 사양하자 어염·목기·수철 등 다섯 가지 물건의 전매권을 부여하였다.

● 그 뒤 정조 때에 수원성을 축조할 때, 당시 삼남도접장(三南都接長)인 김곽산(金郭山)이 부상을 징발하여, 석재와 목재를 운반하여 다듬고 철기를 제련하여 장안문(長安門)을 만들었다. 1866년 병인양요 때에는 전국의 보부상이 동원되어 문수산전투(文殊山戰鬪)와 정족산전투(鼎足山戰鬪)에서 프랑스군을 무찔렀다.

● 그 뒤 보부상은 황국중앙총상회(皇國中央總商會)에 소속되었다가 다시 황국협회(皇國協會)에 이속되었고, 1899년 다시 상무사로 이속되면서 부상은 좌사, 보상은 우사로 칭하게 되었다. 1903년에는 부상과 보상이 공제소(共濟所)로 이관되었고 사동(寺洞 : 지금의 仁寺洞)에 사무실을 두었다. 그뒤 다시 상민회(商民會)로 옮기고, 1904년에는 진명회(進明會)에 이속시켰다가 활동이 부진하자, 같은해 공진회(共進會)로 다시 이속시켜 회장 이준(李儁)과 총무 나유석(羅裕錫) 등의 통솔하에 놓이게 되었다.

● 일제강점과 더불어 일제의 보부상말살기도에 따라 전국의 보부상단체들은 거의 소멸되게 되었다. 현존하는 보부상단체로는 충청남도의 부여·한산을 일원으로 하는 충청우도 저산팔구의 보부상단과 예산·덕산을 중심으로 하는 예덕상무사(禮德商務社)가 있다.

[보부상의 유품]
1976년 보물로 지정된 것으로, 예산·덕산을 중심으로 당진·면천지역까지 활동하던 예덕상무사의 유품이 있다. 유품으로는 충남예당상무지사의 인장 1과, 상무사 예산군지부의 인장 2과, 영위의 직인, 반수의 직인, 접장의 직인 각각 1과 등 모두 6과의 인장과, 그것을 담아두는 인궤 1개, 6방 인영(印影) 2매와 인영상자 1개강 있다.

또한 인장상자를 특별한 방법으로 싸던 홍부 1장과 유건 3개, 청사초롱 1조 2개, 서궤촉 1개 등도 유품에 해당한다. 이 밖에 각종 전적과 공문이 있는데, 추대서·통고문·각 선생역원방명록을 비롯하여 《예산임방절목부한성부완문(禮山任房節目附漢城府完文)》1책(1851), 《임소좌목(任所座目)》1책(1885), 《선생안(先生案)》1책(1885), 《예산임소좌목(禮山任所座目)》 1책(1885), 《의정부완문(議政府完文)》 1책(1886), 《보상선생안》 1책(1881), 《예덕면당4읍임소소임안(禮德沔唐四邑任所所任案)》 1책(1905), 《예산보상임소좌목》 3책(1906·1907·1908), 《덕산본소임방좌목》 1책 등이 있다.

'선생안·역원방명록·좌목'과 같은 것은 청금록으로서 반수·접장급 이상의 역대 두령의 이름을 기록해 놓은 것이며, '완문'은 행정기관에서 발급해 준 문서로서 보부상단체조직의 허가·관리 및 민간의 침탈금지를 주요내용으로 하고, 그밖에 '임방·임소절목'은 군단위 보부상 조직 자체의 세부규약을 적은 것이다. 현재 이들 유품은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읍내리 350번지 예덕상무사의 소유이며, 덕산면사무소 위편에 있는 유품보호각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 예덕 상무사, 역대 두령의 이름을 기록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