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릉은 언제나 뒤에 산을 업고 그곳에서 뻗어내린 산등성의 가운데에 능을 구축한다. 용호(龍虎)의 세를 가진 언덕이 그 좌우에 옹립하고, 남쪽 평야를 너머 멀리 조산(朝山)을 조망하고, 능역의 주위는 소나무를 심어 깊은 숲을 이룬 곳에 위치한다.
   능제(陵制)를 보면, 왕릉은 홍살문 뒷쪽에 정자각을 짓고 그 오른쪽에 비각을 두며, 정자각 뒤쪽으로 높은 구릉을 만들고 그 위에 능침을 둔다. 능침은 일반적으로 뒷쪽에 곡장을 두르고, 능 앞에는 혼유석과 향로석을, 그 정면에 장명등을 설치하고, 양 옆으로는 문·무신석과 잡귀를 물리치는 양과 호랑이의 석상 및 망주석을 두며, 봉분은 호석을 두르는데, 12면으로 각 방면에 12지신상을 새겨 넣는다.

  그러나 고종을 모신 홍릉은 황제의 능으로 홍살문 뒤로 석물을 배치했는데, 침전(寢殿) 앞으로 문·무신석 2쌍을 비롯하여 기린·코끼리· 사자·해태·낙타·말을 각각 둘씩 세웠다. 침전은 정자각이 아닌 일자(一字)형의 정면 5간, 측면 4간의 맞배지붕이다.
침전 뒤로는 구릉을 만들고 그 위에 능침(陵寢)을 만들었는데, 능침 뒤로는 곡장을 두르고 호석 위에 봉분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호석은 십이지신상 대신 연꽃과 모란을 새긴 12개의 병풍석을 둘렀고, 그 앞에는 12면으로 된 난간석을 설치하여 능을 보호하고 있다. 능 앞에는 혼유석과 향로석을 두고, 그 앞에는 장명등과 망주석을 양쪽에 세웠다.
특히 이곳에는 어재실(御齋室)을 두어 제사 때에는 제관이 준비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하였다.
   왕릉이 아닌 민묘(民墓)는 곡담을 두르고 석인·석상·망주석을 설치하기도 하고, 종2품 이상의 고관묘에는 신도비(神道碑)를 세울 수 있었다. 일반 사대부는 묘비를 세우고, 가족묘를 형성하기도 했고, 서민은 봉분만 만들고 석물은 설치하지 못하였다.

<사진:홍유릉(조선 고종과 순종의 릉으로 황제릉의 배치를 지녔다.경기도 미금시 금곡동/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