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풍수지리학회 학회소식
[월간중앙] 풍수학자들은 연기.공주를 어떻게 보는가!(8월호)
2004.07.23
신행정수도 입지 후보지로 충남 연기·공주 지역이 선정됐다. 정부 구상대로 일이 진행되면 2007년부터 행정수도 건설이 시작된다. 연기·공주는 어떤 지역인가. 대한민국의 새 수도로 적합한 곳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풍수 전문가들로부터 기고를 받았다. 수도 이전은 국가의 운명을 가를 대역사로, 풍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편집자>




■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
전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자문위원



“국운 번성 기하기에는 地氣 너무 약하다”


수도 이전은 특정 지역의 이익이나 정당의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의 안위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존권과도 직결되고, 나아가 방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이다. 풍수 경전인 ‘인자수지’는 ‘묘를 이장할 때는 현재 묘보다 풍수적으로 10배 이상의 길함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천도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막중대사이기 때문에 천도하려면 새 입지는 현재의 서울보다 풍수적으로 10배 이상 지기가 왕성한 곳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 연기·공주는 북쪽에서 남진한 미호천이 서진하는 금강을 ‘ㅗ’자 형태로 만나 남서 쪽으로 흘러 나가는 곳이다. 그 결과 미호천을 중앙으로 동·서 양쪽에  산들이 늘어서 있고 금강 건너 남쪽에도 산이 있으니, 곧 남·동·서의 삼면이 산으로 가려진 가운데 북쪽만 휑하니 뚫린 형국이다. 북쪽으로 산이 막아서지 못했으니 북서풍이 세차게 불 터이고, 북쪽이 낮고 남쪽이 높은 지세이니 배산과 북고남저라는 평가 기준에서 배산임수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나아가 앞이 높고 뒤가 낮은 터라면 풍수에서는 후손이 끊어질 절손지지(絶孫之地)라고 말한다.


이곳은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낮은 연봉이 남북으로 자리한 가운데 금강 남쪽에는 높은 산이 있고 북쪽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산하금대의 형세로 보면 뒤쪽에는(북쪽) 평야지대가 있어 방어가 취약하고, 앞쪽에만(남쪽) 깊은 금강과 산이 있는 형국이다.


“풍수적 국세 매우 흉하다”


그렇지만 산과 강이 앞뒤로 분리되지 못한 지형으로 그 결과 배수의 진을 친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도시를 건설하려면 넓은 평야가 있어 조망권이 우수해야 하는데, 이곳은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동진들과 월하들, 그리고 남쪽의 대평들이 서로 산으로 가려 통일성이 떨어진다.


이곳은 또 명당수인 미호천이 남진해 서진하는 금강을 만나 남서방으로 흘러 빠진다. 미호천 하류에는 남북으로 대치한 노적산이 있어 수구가 좁아진 형태다. 따라서 연기군 동면만큼은 생기가 응집될 조건을 갖추었으나, 명당수인 미호천이 밖에서 발원해 도래한 물이어서 생기의 응집도는 매우 쇠약하다.


또 미호천과 금강이 합류하는 금남면은 물길이 서로 맞부닥친 ‘ㅗ’자 형의 과녁빼기에 해당해 생기가 흩어지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객수인 금강과 명당수인 미호천의 흐름이 서로 역행하지 못했고, 전월산에서 바라보면 금강이 흘러나가는 모습이 멀리까지 보이며, 명당수인 미호천이 먼 외부에서 발원했으니 이곳은 생기가 왕성하게 응집할 수 없어 보인다.


연기·공주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월산(북,200m)과 괴화산(남,200m)이 있으나, 도시의 축을 남향으로 한다면 전월산이 진산이 된다. 또 전월산을 좌우에서 보호하는 청룡과 백호는 없으며, 부지 앞쪽의 안산은 눈보다 높아 보이는 압혈(壓穴)이어서 불구자를 배출할 것이다. 전월산은 금강과 인접한 산이어서 남사면의 경사가 급해 행정수도의 주된 기관(청와대 혹은 정부종합청사)이 들어설 입지를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후보지는 진산인 전월산의 생기를 받는 기관이 들어설 수 없으니 결국 진산이 없는 경우나 마찬가지다. 또 좌청룡과 우백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함으로써 살풍이 불어올 터이고 안산이 압혈이어서 풍수적 국세가 매우 흉하다.


연기·공주의 전월산은 부용봉을 돌아온 금강이 전월산 북동쪽에서 미호천을 만나 반궁수로 전월산을 감싸 안고 남남서방인 미방(未方)으로 흘러 빠지는 모습이 창연하게 멀리 보인다. 풍수는 물을 재물로 봐서 근원이 먼 곳에서 와 혈장을 감싸 안고는 급히 꼬리를 감춰야 길하다. 이곳은 들어오는 물이 짧고 흘러가는 물이 멀리 보여 재물이 빠져 나갈 흉상(凶相)에 해당한다.


조선의 도읍을 한양에 정할 때, 한강은 도성의 중앙을 흐르는 내수(內水·명당수)가 아니라 안산인 남산 남쪽으로 흐르는 외수(外水·객수)로 풍수는 암공수(暗拱水)라고 부른다. 암공수는 안산 너머에 있는 큰 강으로 혈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강직한 성품에 부자가 되고 벼슬이 정승에 오르며 오래도록 번성한다고 한다. 하지만  연기·공주 지역의 금강은 진산인 전월산 앞쪽을 바짝 붙어 흘러가므로 객수인 한강과 달리 청계천과 같은 내수(명당수)에 해당한다.


장기면 도계리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대교천은 연기·공주 지역 내에 속하지 않아 명당수가 될 수 없고, 금강을 외수로 볼 경우 미호천이 내수인 명당수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명당수는 청계천과 같이 도성 내에서 발원한 물이 도성의 중심을 흘러가야 하는데, 미호천은 멀리 북쪽에서 남진한 물이 연기·공주 지역의 중심부를 관통하니 명당수라고 보기 어렵다.


안산 너머로 큰물(暗拱水)이 흐르고(客水, 外水) 혈장 내에는 작은 물(明堂水, 內水)이 흐르되 서울의 예처럼 한강(동→서)과 청계천(서→동)이 서로 역방향으로 흘러야 국도에 강하게 생기가 응집한다. 미호천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금강은 동에서 서로 흐르니 객수인 금강과 명당수인 미호천의 흐름이 서로 역행하지 못해 생기의 응집도가 쇠약하다. 또 명당수인 미호천은 먼 외부에서 발원해 연기·공주 지역으로 도래했는데, 이처럼 외부에서 발원한 물이 도성 내부를 관통하면서 빠져나가면 도성 내에는 생기가 모이지 않고 누수되거나 빠져버린다.


“물길이 가난을 면치 못할 衰敗之地”


연기·공주 지역 내의 산들은 국사봉에서 남동진한 용맥이 큰목골산(223m)으로 솟고, 이 산에서 마치 말 물(勿)자 모양으로 남진한 용맥이 금강을 만나 전진을 멈춘 형세다. 그런데 이들 산은 금강과 가까워 비록 해발 고도는 낮으나 현장은 높으며 험준한 형세다.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월하들과 동진들이 펼쳐져 있고, 또 금강의 북쪽에 장남평야가 있다. 그런데 월하들과 동진들은 미호천의 물이 범람하면서 물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이 쌓인 퇴적평야이고, 장남평야도 금강의 범람으로 만들어진 퇴적평야다. 풍수는 용맥을 타고 흐르는 지기가 물을 만나야 생기를 응집하는데, 이들 평야는 용맥에 의해 형성된 평지룡(平地龍)이 아니라 강물이 넘쳐 물에 의해 운반된 흙들이 쌓인 퇴적평야여서 생기의 응집이 약하다. 따라서 지기가 쇠약한 터이므로 국운의 번성을 기대할 수 없다.


국운이 번창하려면 국도에 생기가 응집되어야 한다. 지맥을 타고 흐르는 생기는 물을 만나야 전진을 멈추고 응집하니 국도의 생기는 물에 의해 좌우되며, 물이 흘러가는 형세가 길하고 양이 풍부하면 생기도 왕성히 응집된다.


산태극과 수태극의 의미는 도성 내의 이곳저곳에서 발원한 물이 구불구불 다가와 혈장을 감싸안고는 곧 꼬리를 감추는 형상이다. 즉, 물이 곧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산에 의해 물길이 급히 바뀌어 흘러가는데, 청원군 가덕면의 한계저수지의 물이 무심천으로 흘러가는 형세가 가장 이상적인 산태극과 수태극의 형세다.


연기·공주의 진산인 전월산에서 금강이 흘러오는 모습을 보면 동쪽의 부용봉을 돌아온 강물은 사수(射水)처럼 전월산을 향해 화살을 쏘듯 밀려온 후 혈장인 전월산을 반궁수(反弓水)로 충사(沖斜)하고는 남서방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끝간 데 없이 보인다. 따라서 근원을 알 수 없는 먼 곳에서 다가와 진산을 감싸안고는 꼬리를 곧 감추지 못하는 물길이니 가난을 면하지 못할 쇠패지지(衰敗之地)다.

[사진 : 전월산과 금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