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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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군 동복면 연둔리 마을숲

[마을숲 이야기 54] 화순군 동복면 연둔리 마을숲

500여년 홍수 막아준 마을지킴이




몽골의 북쪽, 러시아 국경 근처의 마을 이름은 토진나르스이다. 몽골어로 소나무밭이라는 뜻인데, 2차 세계대전 당시 울창한 소나무숲이 전쟁에 방해가 되자 일부 소나무림에 불을 놓아 적의 동정을 살폈다는 이야기를 최근 몽골 조림행사에 참석했다가 몽골 산림공무원에게 들은 바가 있다.

전남 화순군 동복면 연둔리 동복천을 따라 울창하게 서있는 마을숲도 여순반란사건 당시 국군이 모후산에서 내려오는 빨치산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훼손하려했다는 주민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500여년을 보존해온 마을 숲이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을 뻔 한 것이다.

동복천을 따라 울창한 나무들이 700㎙에 걸쳐 늘어 서 숲을 형성한다. 가슴높이 직경이 1.5m되는 느티나무와 직경 직경 1㎙ 정도의 호랑버들, 큰나무와 서어나무, 상수리나무가 줄줄이 서있고 큰나무 사이 사이에 수양버들 이태리포플러, 뽕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바닥에는 마삭줄, 왕쥐똥나무, 거북꼬리풀, 쇠무릅, 조릿대 등 총 120여종이 서식한다. 대부분의 큰나무들은 수령400백년 이상이며 230여본에 달하는 나무들의 후손들도 나이가 만만치 않다. 직경 1㎙가 넘는 호랑버들의 줄기에는 오랜 풍상으로 인해 세계에서 제일가는 조각상이 만들어졌고 숲을 이루면서 곧게 자란 느티나무는 목재적인 가치도 수십억을 넘는다.

둔동 마을앞을 동복천이 흐르면서 실어나른 고운 흙이 마을의 터를 만들고 지금으로부터 500여년전인 조선조 초기에 마을이 형성돼 마을의 나이도 수백년이다. 둔동마을의 숲정이가 만들어진 연유는 두가지로 추측된다.

하나는 동복천변에 마을이 형성되면서 여름철 홍수를 막기위해 나무를 심어 숲정이가 생겨났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예전에 이 마을에 만석군이 살았는데 마을 뒷산에 있는 큰 바위가 건너편 구암리에서 보이면 마을에 재앙이 생긴다고 하여 숲을 조성했다는 설이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는 전자인 홍수 대비책으로 조성된 숲정이로 보인다.

아름다운 숲 그 자체를 원형대로 보호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2001년 4월 군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2002년 7월에는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12호로 지정됐다.

동복면 연둔리에선 2002년 11월에 경사가 났다. 산림청, 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 유한킴벌리가 주관하는‘아름다운 마을숲’에 선정된 것이다. 숲이 울창하여 도로에서 다리를 건너가야 마을을 알아 볼 정도로 아름다우며 여름휴가철이면 지역주민들은 물론 가까운 광주광역시에서도 많은 피서객들이 즐겨 찾고 웨딩촬영장소로도 각광받는 피서지이기도 하다.

화순군 산림과는 보존을 위해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외과수술과 빈공간에 후계목을 심고, 주변에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등 이 숲을 후대에 잘 물려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이 마을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귀하게 여긴 이 숲정이를 우리 세대에서 훼손하면 안된다고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고 한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동복천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의 둔동마을 숲정이가 많은 피서객들로 인해 조금씩이라도 훼손되는 것이다.

대관령 소나무숲

합천군 쌍책면 잠미 느티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