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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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관령 소나무숲

[마을숲 이야기 53] 대관령 소나무숲


주민들의 헌신과 사랑이 키운 녹색지대




대관령은 강원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와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를 연결하는 고개다. 성산면 어흘리 부락에서 대관령 고개까지 수해를 이루며 펼쳐지는 숲은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면서 마을을 수호하는 신성한 곳이다.

그 동안 대관령 지역에는 수없이 많은 폭우와 폭설이 내렸고, 태풍 ‘루사’나 ‘매미’가 인근 지역을 할퀴고 갈 때에도 이 곳은 건강한 숲 덕분에 유일하게 주민들이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폭설이 산야를 뒤덮는 엄동설한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무수한 생명체에 기를 심어주고, 그 대가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묵묵히 자리하고 있는 푸른 소나무 숲을 우리는 늘 볼 수 있다.

이 소나무 숲은 다른 지역에서 자라는 소나무 숲과 별로 다를 것이 없지만, 이 숲이 만들어 지고 현재까지 건강한 숲으로 우리 곁에 남기까지에는 많은 사연이 깃들어 있다. 어르신들의 구전에 의하면 지금의 숲보다 더 좋은 숲이 있었다고 한다. 그 숲이 일제 강점기에 모두 사라져 그 자리에 다시 숲을 만들게 되었는데, 대부분은 1922년부터 1928년 사이에 소나무 종자를 직접 땅에 파종해 자연상태에서 자란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은 학술적인 가치가 높은 숲이다.

이 숲의 소나무는 현재 약 400여㏊에 이르며 평균 나무높이는 20㎙에 가깝고, 가슴높이 지름은 60㎝가 넘는 것이 많다. 앞으로 문화재 복원을 위한 용재의 공급 등으로 소나무 용재를 브랜드화 하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금강송 생육 임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소나무 숲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보호받는 숲이 아니어서 70년대 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벌채를 하던 시절에 벌채에 직면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강릉영림서장으로 재직하던 분이 “다른 지역에서는 벌채를 하여 목재로 이용하는 것은 말리지 않겠으나 대관령 지역의 소나무 숲은 이 지역 주민의 정서는 물론 후손을 위하여 벌채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 벌채허가를 해 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숲이 보존돼 오늘날 이처럼 아름다운 숲을 우리가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990년대 소나무에 극심한 피해를 주었던 솔잎혹파리가 창궐할 때에도 동부지방산림관리청 직원과 지역 주민의 헌신적인 방제 작업으로 이 숲은 파괴되지 않고 지금과 같은 건강한 숲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비정부단체(NGO)인 생명의 숲에서 벌이는 ‘22세기를 위하여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에 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숲을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하여 90년도 중반 독일의 임업전문가 요하네스 슈베트씨와 프라이부르크 대학 임학자인 외스턴교수의 자문을 받아 솎아주기 작업도 실시됐다.

좁게는 마을 주민 및 강릉시민들의 뜨거운 사랑, 넓게는 숲을 사랑하는 국민, 그리고 좋은 숲을 보존해야 한다는 임업 종사자들의 신념이 있었기에 우리들은 숲을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휴식을 갖게 되었으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국민들은 이와 같은 좋고 아름다운 숲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숲을 이용하게 하기 위하여 많은 분들이 더욱 관심을 갖고 숲을 돌보아야 할 것이며, 특히 산불로부터 이 숲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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