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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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한국일보는 산림청 임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생태기행 ‘마을 숲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전국의 전통 마을숲을 돌아보며 그 속에 녹아있는 조상의 지혜와 삶의 애환을 들려주는 기획입니다[편집자주] 또한 대동풍수지리학회는 <한국일보>에 연재된 [마을숲 이야기]를 원본 그대로 무단 전제하여 본 사이트에 실었습니다. 이유는 본 학회 고제희 이사장이 2005년 봄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의 박사 과정에 입학했고, 고 이사장은 향후 [마을숲]과 관련해 박사학위 논문을 쓸 예정인 바 향후 논문작성에 있어 본 자료를 충분히 이용하고자 본 사이트에 전문을 게재했으며, 나아가 이런 귀한 자료가 사장되지 않고 대동풍수지리학회의 회원들이 널리 공부하고 또 <한국일보>의 공공성과 유익성을 널리 알리니다.



[마을숲 이야기 1] 남해



경남 남해군은 상주해수욕장, 금산 등으로 유명한데다 고속도로 등 길도 잘 뚫려있어

육지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올 4월에 사천시와 연결하는 다리가 개통되면 말발굽처럼

섬을 한 바퀴 돌아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한양에서 천사오십리’(신증동국여

지승람)라고 할 만큼 왕도(王都가 아득히 멀기만 남쪽 나라였고, 때를 잘못 만난 선비들에

게는 눈물의 유배지였다. 이런 선비들은 임금을 향한 그리움에 북향재배하면서도, 한편으

로는 아름다운 경관에 취해“바다에 한 점, 신선의 섬(一點仙島)‘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

도 했다. 남해섬에서도 1km 정도 더 들어가야 되는 삿갓섬 노도는 서포 김만중이 구운몽

을 지은 곳이다. 남해섬은 전통 숲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남해섬은 바다를 향하고 있

어서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 그래서 숲의 역할이 어느 곳보다 중요했다.

바닷바람을 막고 살림살이나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남해섬은 지형이 복잡하고 평지

가 적어서 작은 경지마저도 풍랑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으면 다 쓸려 내려갈 뿐만 아니라 농

사도 짓기가 어렵다. 때문에 해안 방풍림은 필수다. 해와 달이 빚어 놓은듯한 기암괴석이

산의 이곳 저곳을 꾸미고 있는 금산은 울창한 난대림으로 덮여있다. 남극의 노인성이 잘

보인다고 무병장수를 축원하러 오는 사람도 많다. 전설에 따르면 금산은 조선 개국과 관련

된 이름이다. 새 나라를 열고자 하는 이성계는 지리산에서 기도를 해도 반응이 없자 이곳

보광산(금산의 옛 이름)에 와서 만일 새로 왕조를 열 수 있도록 해주면 이 산 전체를 비단

으로 덮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조선의 태조가 되고 나서 약속을 지키려니 현실적

으로는 방법이 없었다. 한참 고민 끝에 무학대사의 말을 듣고 아예 산 이름을 금산으로 바

꾸어서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는 말로만 하는 것인가 보다. 하지만

몸을 던져 나라를 지킨 역사도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끝 무렵 이곳 남해

섬 주변이 왜군에게 설욕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로 보고 격전을 벌이다가 장렬하게 전사했

다. 남해섬에 들어가다 보면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가 있는데 “이충무공의 목숨

이 이곳에서 떨어졌다”는 뜻으로 이락포(李落浦)라고 불린다. 비장한 역사적 사건을 더

욱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곳이다. 4월이면 입구에 온통 벚꽃이 만발하여 또 다른 고향 숲

을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신준환ㆍ산림청 임업연구원 박사 www.kfri.go.kr
[한국일보 게재]

오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