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고제희.....디자인 하우스에서 발행되는『행복이 가득한 집』에 연재된 글입니다.]
일산의 풍수 - 영구음수형의 장수 마을
일산은 한북정맥이 한강을 만나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서 생기를 응집한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의 길지이다. 한반도의 중심 뼈대를 이룬 백두대간은 금강산 북쪽의 추가령에서 강원과 경기 북쪽의 지맥을 이룬 한북정맥을 출맥시켰고, 이 정맥은 백운산→운악산을 거쳐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으로 우뚝 솟은 후, 다시 서진해 노고산→현달산→고봉산을 거쳐 파주의 장명산에서 긴 여정을 마친다.
정발산(87m)은 고봉산에서 남진한 용맥이 낮은 구릉으로 상하기복하다 시가지 중심에서 우뚝 솟아 일산의 진산이 되었다. 그 모양이 마치 솥과 주발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앞쪽으로 한강을 마주하니 "신령스런 거북이 물을 마시는 형국(영구음수형)"이고, 이 경우 정발산은 거북의 머리에 해당한다. 거북은 알을 많이 낳으므로 부자가 되고, 또 십장생의 하나로 오래 살고, 거북 머리는 남자의 성기[龜頭]를 상징하니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다.
그런데 영구음수형의 명당에는 앞쪽에 연못을 두어야 거북은 물을 마시려고 몰두해 기운을 쓰고, 이 기운 때문에 복을 가져온다. 만약 못이 없다면 인공으로 못을 충당시켜야 하는데, 호수 공원이 바로 거북이 기운을 쓸 연못에 해당되어 격에 맞는다. 여기서 영험한 거북은 더러운 물을 싫어하니, 호수를 언제나 맑고 차게 관리해 거북이 항상 힘을 쓰도록 유도해야 장수의 기가 일산 주민에게 고루 미친다. 일산은 거북의 땅 기운이 호수의 물과 서로 상생의 조화를 이룬 복지이며 장수할 땅이다.
분당의 풍수 - 행주형의 부자 마을
분당은 한남정맥의 기맥과 한강 지류인 탄천이 만든 행주형(行舟形)의 길지로써, 재물이 풍성히 모이는 곳이다. 충청과 경기 남부의 지형을 이룬 한남정맥은 용인의 석성산에서 한 기맥을 북진시키고, 이 기맥은 법화산→불국산을 거쳐 남한산성에서 전진을 멈춘다. 여기서 매지봉은 분당의 진산으로 남한산성으로 뻗어 가던 기맥이 한 용맥을 서진시켜서 솟아난 봉이다.
분당의 중심을 통과하는 탄천은 동막천에서 동진한 물과 분당저수지에서 서진한 계류를 맞아들여 북진한 다음 한강으로 흘러드는데, 이처럼 여러 물이 모여 시가지 중심을 통과하면 풍수에서는 "배가 출항하는 것을 멈추어 두는 형국(행주형)"이라 부르며, 재화와 사람이 풍성히 모여 번창할 땅이라 한다.
그런데 행주형은 키, 돛대, 닻을 구비해야 길한데, 만약 이 모두를 갖추지 못했다면 배가 전복되던가 또는 표류한다. 따라서 행주형인 청주에 철당(鐵幢)을 세웠듯이 돛대를 상징하는 키 높은 조형을 중앙 공원에 세운다면 부자의 기운가 더욱 왕성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우물을 파서는 안된다. 땅에 우물을 파면 배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 배가 가라앉기 때문이다.
행주형은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 터로써 제일로 손꼽는다. 그러므로 분당은 사람이 모여 부자가 될 산천 지세를 갖춘 고장이고, 여기에 키, 돛대, 닻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두루 설치한다면 행주형의 부자 기운이 주민 모두에게 오래도록 왕성히 미칠 복지이다.
[그림 : 분당 중앙공원 호수광장 전경 (user.chollian.net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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