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水)의 흐름 상의 특징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은행나무는 총 20건으로 전체에 대해 풍수적 입지를 조사했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마을의 중심부나 혹은 논 가운데에 위치하고, 어떤 경우는 마을 입구 등 풍수 상 용맥의 판단이 정말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우가 있어 연구에 정확도가 떨어진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서울 소재의 것문묘의 은행나무겄는 제외시켰다. 또 표본의 양이 적으니, 천연기념물에 국한시키지 말고 시·도지정 보호수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판단에서 특히 애매했던 것은 '안동 용계의 은행나무'이다. 수몰 위험에 처하자, 3년 동안 30m에 이루는 인공섬을 쌓아 15m 높이로 나무를 들어올렸으니, 현재를 기준으로 풍수적으로 조사한다면 이것은 본래 약산(藥山)에서 용계천으로 흘러 뻗은 용맥 흐름과 물에 잠기기 전에 양기가 빠져나간 파(破)의 판단에서 잘못이 있다. 하지만 수몰 전의 입지환경을 알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풍수에서는 혈이 맺힌 내룡의 한마디를 중요시 본다. 이것을 도두일절(到頭一節)이라 부르는데, 도두일절의 길흉이 용맥 전체의 길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나무가 입지한 환경의 국, 파, 그리고 자연 흐름을 살펴보면 《표 1》와 같다. 수국과 금국에 주로 위치하는데, 수국 내라면 묘파(乙辰)이면서 우선수인 경우에 잘 자라고, 태파에서는 노거수를 찾을 수가 없다. 또 금국 내라면 파나 자연 흐름에 관계없이 잘 자라고, 목국의 경우는 묘파가 우수하되 자연 흐름은 관계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화국의 경우는 묘파에 위치한 경우는 없고 절파(제 165호)와 태파(제 175호)에서 노거수를 확인하였다.

  태파라면 풍수적 길지로 보기가 어려운데, 용계의 은행나무은 상식되면서 자연이 변화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것은 풍수적 길지와 노거수의 입지가 사뭇 다른 예로 학자들의 면밀한 연구, 조사가 다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래야만 20억 원의 비용을 들고, 또 한국 조경학의 자존심이 걸린 '용계 은행나무'가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