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이 나오면서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초상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상을 당하고 처음 지내는 제사인 전을 올려야 한다. 전이란 죽은 사람이라 하더라고 염습이 끝날 때까지는 고인을 생시와 똑같이 섬긴다는 의미에서 제물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전을 속히 올리는 것은 염습을 당일에 하지 못하고 3일 늦게 할 경우 혼이 의지할 곳이 없어 자식들은 미안한 마음에 빨리 전을 올려 혼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 한다.
  임종후 바로 드리는 전을 설전이라 하고, 습한 후에 드리는 전은 습전, 대렴이 끝나고 드리는 전은 견전, 성복 후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전은 조석전이라 하는데 이를 통칭하여 통칭하여 전을 올린다고 한다.

  이 전은 염습이 끝날 때까지는 날마다 한 번씩 올린다. 전을 올릴 때는 절을 하지 않는다.
전을 올리고 나면 호상은 목수나 관장을 시켜서 나무를 골라 관을 만들게 하는데 이를 치관이라 한다. 흔히 예전엔 부부가 회갑이 지나면 좋은 나무를 골라 관을 미리 준비하여 그늘진 곳에 잘 말리면서 옻칠까지 하여 마루 밑이나 헛간의 위쪽에 소중히 간직해 두며 관리하였다. 이처럼 관을 미리 준비했던 것은 세종 15년에 만들어진 풍습으로 상을 당하면 곧바로 좋은 목재를 준비하기 힘들기 때문에 생긴 풍습이다.

  예로부터 관은 단지 시체를 처리하는 운반도구가 아닌 고인이 영원히 내세에서 영면할 안방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재료로 튼튼하게 만들었다. 관을 만드는 재료로는 유삼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은 잣나무이다. <사례편람>, <오례의>에서는 유삼, 전나무, 잣나무, 소나무의 속심을 최고로 쳤고, 소나무 외에 오동나무, 버드나무, 뽕나무 등도 사용했다.
  한편, 묘터를 잡고 산역 준비도 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장례 계획을 정하고 일가 친척, 고인의 친구들에게 호상과 사서는 일정한 서식으로 부고도 내어야 한다. 호상이 상주와 의논하여 고인이나 상제와 가까운 친척과 친지에게 장례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것을 부고라 한다. 밤이 되면 마당에 화톳불을 놓아 밤샘을 하고, 여자들은 수의와 상복을 준비한다.

  * 부고
  부고는 죽음을 알려 고한다는 뜻으로 옛적에 임금이 죽거나 국상이 나면 대궐에서 천아성이라는 나팔을 불었다 하여 '부음'이라는 말도 생겼다. 또 '꺼리는 소리'라 하여 '휘음'이라고도 하고, 부문, 통부, 흉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사람에게 알리는 부고가 아닌 가문의 어른인 조상의 사당에 알리는 '고묘'가 있다.

  예전엔 부고장을 한문으로 백지에 붓글씨로 썼는데 장수가 많을 경우엔 인쇄를 하고 봉투만 붓글씨로 썼다. 이때 사서는 부고 보낼 곳을 일일이 기억하여야 하고, 반드시 장일과 장지를 기록해야 한다. 부고엔 고인의 관직, 성명, 사망일시, 사망사유, 상주, 장일과 장지, 하관시간, 호상성명, 보내는 사람의 성명, 부고 보내는 날짜 등을 적는다. 전통적 부고 의식에는 상주되는 사람의 이름과 호상의 이름만 들어가고 그외에는 아무리 자녀가 많아도 기록하지 않았다.


<사진 : 전/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