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 화장을 서약한 사람이 많은데, 특히 사회 지도층의 화장 선언은 장묘 문화의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타계한 S그룹의 C회장의 경우, 비록 화장은 해 사회적 칭송은 들었지만, 화장을 한후 화성에 있는 선영에 봉분을 근사하게 만들어 〈묘지로 인한 국토의 잠식〉우려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화장을 장려하는 취지는 시신을 화장한 다음 산골하거나, 적은 범위의 납골묘에 모시거나, 또는 납골당 서랍 속에 안치하여 묘지로 인한 국토의 잠식을 덜어 보자는 것이다. 화장만 하고서 커다란 봉분 속에 안치한다면 그런 취지에 기여하지 못한 것이다.




  조상의 유골을 화장한 다음 납골묘에 매장하거나 산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가족 또는 문중의 의견을 모아 납골묘 매장과 산골의 범위를 결정한다.풍수적으로 보면, 제사를 지내는 고조부모까지는 납골묘에 매장하는 것이 원칙이고, 윗 조상은 화장 후 산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조상이 풍수적 길지에 모셔져 그 발복으로 후손이 번창했다면, 그런 발복을 그 후에는 기대할 수 없다. 화장하면 뼈의 유전인자가 탄소로 변해 후손과 감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 현재 한국에서 제작되는 납골묘는 8기에서∼16기(부부용은 16∼32기)까지를 매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지상에 설치라는 납골묘는 가족용으로 적당하고, 수 백기 또는 천 기 이상의 문중 납골묘로는 부적합하다. 따라서 문중 납골묘는 지하에 서랍식으로 꾸미되, 땅 위는 봉분을 만드는 형태가 필요하다. 즉, 문중 납골당은 지하 납골당의 형태가 될 것이다.

  3) 묘지이 넓은 장소라면, 가족·문중 납골묘를 윗쪽에 설치하고, 아랫쪽에는 후손들이 매장하는 공간을 조성하면 좋다. 매장된 후손은 법적 시한인 60년이 지나면 화장하여 납골묘에 안치하면 된다. 현대의 가장 알맞은 묘지 형태로 생각된다.


<사진 : 가족납골묘원 조감도. 윗쪽에 여기저기 흩어진 조상묘를 모아 화장한 큰 납골묘가 있고, 아랫쪽에는 후손들의 매장 공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