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한 다음 유골을 산이나 강에 뿌리는 것을 산골(散骨)이라 하는데, 사체의 처리 방법으로 현대에 들어와 생긴 풍습이다. 보통은 미혼의 사망자나 혹은 무연고자의 사체를 처리하는 방안으로 이용되었으나, 요즘은 널리 시행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할 것이 있다. 무덤은 한 사람이 이 땅에 살았다는 확실한 흔적이며, 그를 기억하는 사람에겐 추모할 여지를 남겨 주는 최소한의 유품이다.

  화장해서 산골한 경우, 신위(神位)만이라도 봉안 하라고 권하고 싶다. 신위는 혼령이 깃들인다고 여겨져 왔으며, 역사적으로도 시신이 없는 경우에는 신위만이라도 묻었다. 병자호란 때에 청나라에 붙잡혀가 순절한 삼학사의 묘가 그러하다. 모두 옷과 머리카락, 그리고 신위을 매장한 의발묘(衣髮墓)이다. 묘로 모시던, 화장한 뒤에 납골당이나 영탑에 모시던 그 분을 추념할 여지는 후손에게 남겨야 한다.




<사진:영월에 있는 김삿갓 묘비(후세인들이 김삿갓 묘로 추정하나 확인할 바가 없다. 다만, 김삿갓 묘로 추정하고 묘비를 세워 그를 추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