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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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풍

  산에 숨겨진 명당을 찾으려면 먼저 산에서 떨어져 보아야 한다. 멀리서 산을 바라보면 산자락(내룡)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펴고 있거나 혹은 병풍이 펼쳐진 듯한 형세로 겹겹이 장막(帳幕)을 치고 흘러내린 것을 알 수 있다. 풍수는 이를 개장(開帳)이라 한다. 멀리 큰 산줄기로부터 뻗어와 들판이나 물가에서 멈춘 내룡은 한자락이 아니라 겹겹으로 흘러내렸고, 산자락과 산자락 사이에는 크던 작던 계곡이 있다. 이곳에 명당을 찾는 비결이 있다.


  산자락의 한 지점에 서서 산 아래를 바라보자. 먼저 산 아래의 커다란 자연의 흐름을 살핀다. 풍수는 외당(外堂)을 살핀다고 하는데, 외당은 혈 바깥의 자연을 말한다. 외당의 물이나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면 좌선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면 우선수이다. 그런 다음 기준으로 삼은 산자락을 살피는데(내당), 외당이 좌선수라면 내당도 좌선수여야한다. 즉 왼쪽의 계곡이 오른쪽의 계곡보다 크고 넓어야 한다. 또 외당이 우선수라면 내당도 당연히 오른쪽 계곡이 왼쪽의 계곡보다 크고 넓은 우선수가 된다. 그래야 외당과 내당의 자연 순환이 일치하여 그 산자락엔 물이 차지 않고, 바람도 들어 치지 않는다.

  만약 외당이 좌선수인데 내당은 우선수라면(외당이 우선수인데 내당은 좌선수인 경우도 마찬가지임) 내당으로부터 흘러간 양기(陽氣:물과 바람)가 외당의 양기를 받아치는 형세가 된다. 즉 작은 양기가 큰 양기에 순행하지 못하니 내당으로 다시 밀려 들어와 산자락에 물과 바람이 들어차게 된다. 풍수는 이를 자연 황천(自然黃泉)에 걸렸다고 한다. 자연 황천이 걸린 땅에서 명당을 구하려는 것은 나무에 올라 고기를 잡고자 하는 것과 같다.

  이 원리를 좀더 쉽게 설명하면 분무기의 원리이다. 대롱을 통해 바람을 세차게 불어넣으면 빨대를 타고 병에 든 물이 빨려 올라와 분사된다. 이는 외당과 내당이 같은 자연 조건이면 외당의 양기에 의해 내당의 물과 바람이 빨려 나가는 이치와 같다. 자연 황천에 걸린 경우는 큰 하수도관에 역행하여 작은 하수관을 설치하는 경우이다. 물이 큰 수도관을 지날 때에 작은 수도관의 방향이 마주보고 있으면 큰물은 작은 관으로 치고 들어간다. 그러면 작은 수도관에 있는 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한다. 물이 빠져나가야 할 하수관에서 오히려 물이 솟아오르는 이치와 같다. 이 자연의 순환 원리를 도식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외당      내당         내룡
        좌선수 = 좌선수 = 우선룡[자연순행]
        우선수 = 우선수 = 좌선룡[자연순행]
        좌선수 = 우선수 = 우선룡[자연황천]
        우선수 = 좌선수 = 좌선룡[자연황천]

  따라서 명당을 구하기 위해 최초로 해야 할 일은 외당과 내당의 자연 순환이 상호 일치하는 내룡을 찾는 일이다. 풍수를 공부한 사람 중에서도 자칫 이런 기본으로 무시하고 용맥의 흐름과 좌우의 산세만 보고 혈을 잡아 물이 차거나 바람이 들어 치는 곳을 명당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연은 30센티미터만 차이가 나도 흙색깔이 확연히 다를 정도로 환경이 다르다. 집터나 묘터를 정할 때는 자연이 순행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 : 장풍이 잘된 마을>

조산

산을 보고 인물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