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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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군 주도의 상록수림

[마을숲 이야기 14] 완도군 주도의 상록수림


섬전체가 천연기념물



비가 내리는 5월 어느 날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 완도항에서 낚시배에 몸을 싣

고 주도에 갔다. 이 섬은 숲이 상ㆍ중ㆍ하층으로 잘 발달되어 있다. 숲의 바닥에 깔린 마

삭줄, 맥문아재비 등 식물들을 밟고 들어가기 미안해 한동안 망설이다 조심조심 숲 속으

로 들어가는데 마침 내리는 이슬비 속에 피어오르는 운무와 어우러진 상록수림은 경이로웠

다.


주도는 완도항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 있다. 면적이 1.7㏊의 아담한 섬

으로 섬의 모양이 구슬을 닮아서 주도(珠島)라고 부른다. 연평균 기온 13.4도로 난대지역

의 평균 기온대에 속하고, 연평균 강수량 1,417㎜로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보다 많아 식

물이 성장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다. 이 섬은 모밀잣밤나무, 육박나무, 감탕나무, 붉가시

나무 등이 주종인 상록활엽수이다. 큰나무 밑에는 황칠나무, 영주치자, 빗죽이나무, 광나

무 등 120여종의 키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이 섬은 원래 난대지역의 상록활엽수가 울창한 섬으로 나무 벌채를 금하는 봉산

(封山)으로 지정됐다. 섬 위쪽 중앙부에 성황당이 있어 숲이 천연림 그대로 잘 보전되어

있다. 한때 소풍객의 증가로 많이 훼손되었으나 섬 전체가 1962년 12월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집중 관리되면서 점차 원시림의 형태로 돌아가고 있다. 현

재 이 섬에 자생하는 상록활엽수 중에는 난대지역 조경수로 개발가치가 높은 육박나무, 돈

나무, 참식나무, 광나무, 가마귀쪽나무, 다정큼나무, 생달나무, 열매를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밀잣밤나무, 붉가시나무, 공해에 강한 사스레피나무, 빗죽이나무, 약용으로 이

용되는 후박나무, 영주치자가 있고, 송악, 멀꿀, 상동나무, 마삭줄, 모람, 보리장나무가

나무와 나무 사이에 엉켜 있어서 금방이라도 타잔이 튀어나올 것 같은 정글을 이룬다. 바

닥에는 마삭줄, 자금우, 맥문아재비 등이 자생하고 육박나무, 후박나무, 붉가시나무의 어

린 나무가 바닥에 시샘하듯 돋아 있다.


소나무는 상록활엽수에 밀려서 점차 쇠퇴하고 있으나 난대 지역에서도 드물게 나

는 육박나무는 나무의 아랫부분 직경이 25~50㎝로 4줄기가 뻗어서 높이 8㎙, 수관폭 10㎙

에 이르는 대형목으로 자랐다. 줄기에는 파란 이끼가 도배하듯 덮여있고 그 사이사이에 일

엽초, 콩짜개덩굴이 줄기에서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낙엽활엽수로는 마을의 정자나무

로 가장 많이 식재되어 있는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등과 참나무 종류인 졸참나무,

상수리나무가, 그리고 중국에서 오래전에 약용으로 도입되어 남쪽지역에 식재되어 온 멀구

슬나무가 주도에 몰래 숨어들어 자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새비나무, 소사나무, 팥배나무, 물푸레나무, 검양옻나무가, 쓴맛을 이

야기할 때 대표로 이야기되는 소태나무, 누에를 키울 때 먹이로 이용되던 산뽕나무, 농기

구 자루로 이용되는 말채나무, 쇠물푸레나무, 자귀나무가 혼재되어 있으나 이 역시 상록활

엽수에 밀려서 점차 쇠퇴하고 있다. 하층에는 댕댕이덩굴, 청가시덩굴, 청미래덩굴, 개머

루, 사위질빵, 계요등, 모람, 새모래덩굴이 이리저리 엉키면서 자라고 있고, 큰나무가 말

라죽고 생긴 빈 터에는 햇빛을 좋아하는 멍석딸기, 수리딸기, 인동덩굴이 엉켜있다. 이제

주도의 숲은 난대지역의 대표적인 숲으로서 난대림 연구를 위해 지속적인 보호관리가 요망

되는 우리 민족 모두의 자산이다. [한국일보 게재]

광양 유당공원 이팝나무숲

고창 심원면 화산마을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