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역사적 고찰

     [부산의 지명 유래]
     부산이란 이름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부산(富山)이란 명칭이 기록에 처음 보인 것은 고려 공민왕 17년(1368)에 강구사(講究使) 이하생(李夏生)을 대마도에 보낼 때 백미 천석(千石)을 부산포에서 반출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세종실록지리지』에는 "東萊富山浦"라 하였고, 신숙주의『해동제국기』에도 "東萊之富山浦"라 하였으며, 또 같은 책「三浦倭館圖」에도 "동래현부산포(東萊縣富山浦)"라고 기록해 놓고 있다. 이때의 부산포는 '부자 富'자를 사용하고 있다.

     1481년(성종 12)에 편찬되고 그후 여러번 증보된『동국여지승람(1481)』산천조에 보면, "부산은 동평현(오늘날 당감동 근처)에 있으며 산이 가마꼴과 같으므로 이같이 이름하였는데 그 밑이 곧 부산포이다."라고하여 산 모양이 가마꼴과 같아 부산(釜山)이라고 하였다는 부산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그후 이를 그대로 인용하여 부산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보아 『동국여지승람』편찬 이전에는 부산(富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 오다가 1442년(세종 25년) 계해약조가 체결되고 삼포왜관(부산포·제포·염포)이 설치된 그 시기에 부산(釜山)이란 이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가마꼴과 같이 생겼다는 산은 동구 좌천동과 수정동을 둘러싼 높이 130m의 증산(甑山)을 가리킨다. 증산의 '증(甑)'은 부산의 '부(釜)'와 뜻이 서로 통하며 둘 다 떡을 찌거나(甑) 밥을 짓는(釜) 그룻을 나타내는데, '증산'이란 떡을 찌는 시루를 엎어놓은 것과 같은 산의 모양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이 산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왜적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지금도 산 주위에는 부산 왜성의 성벽이 남아 있다.

     [부산의 역사]
     옛날의 부산은 현재 동래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이곳은 원시적인 농경생활을 알게 되면서 사회와 문화는 발달해 삼한시대에는 유력한 부족국가를 형성하였다. 특히 변진독로국(弁辰瀆盧國)은 동래에 있던 나라로 가야연맹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부강한 나라로 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국지』위지 동이전에는 변진이 철을 생산해 한인(韓人), 예인(濊人), 왜인(倭人)도 모두 가져갔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부산은 삼한시대부터 철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이를 배경으로 해상 교역의 중요한 거점이었을 것이다.

     신라의 경덕왕 때는 동래로 개칭하고 동평현과 기장현을 두고, 기장현은 뒤에 양주(지금의 양산)로 이속되었다. 고려 말에는 왜구의 침입이 심해 그 피해가 극심했고, 공민왕 때는 약 30회에 걸쳐 왜구의 침략해 이를 막기위해 우왕 때는 동래 읍성을 개축하였다. 조선 시대에도 왜구의 침입이 계속되어, 1423년(세종 5)에는 부산포를 개항하고 왜관을 설치했다. 1510년(중종 5) 삼포왜란으로 왜관을 폐쇄하였다가 명종 때에 다시 개관했다. 임진왜란 때에 동래성이 함락한 뒤, 부산은 현으로 강등되었다가 다시 도호부로 승격되고, 1678년 왜관을 초량(지금의 용두산 일대)으로 옮겼다.

     1876년 『병자수호조약』이 체결되자, 일본은 일본인의 보호를 위해 관리를 파견하고, 일본인의 내왕과 통상, 토지임차권, 가옥건축권 확보하여 침략의 기반을 구축했다. 또 일본 전관 거류지가 초량왜관이 있었던 용두산 일대에 설치되고, 일본은 대륙 침략의 전초 기지인 부산항을 매축, 토목, 철도, 도로공사에 주력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식민 정책의 일환으로 도시 및 항만시설이 설치됐는데, 이것은 일본의 군사적, 경제적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한국전쟁 중에는 임시수도가 되면서 많은 피난민이 몰려들어 인구가 급증하고, 1955년는 인구가 100만명을 넘었다. 1989년에는 제5차 행정구역 확장으로 인구 400만을 수용하는 세계적 도시로 발전하여 국제 도시의 성격을 갖추었다.

     [부산의 역사인물]
     장영실
     세종 때의 과학자로 동래의 관노 출신이며, 천문의·혼천의·보루각의 자격루 등을 제작하면서 노예의 신분을 벗어나 정3품인 상호군 (上護軍)에 올랐다.

     송상현
     임진왜란 당시에 동래부사로 재임하였다. 1592년 부산진을 함락한 왜군에게 "싸워서 죽은 것은 쉬어도 길을 빌리기는 어렵다"고 통보하고, 결사적으로 항전하였다. 그렇지만 적군의 무차별 살육이 감행되어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는 내를 이룬 동래성은 함락되고 송상현은 자결하였다.

     [부산의 전설]
     만덕고개와 빼빼영감
     만덕고개는 옛날에 동래 사람이 구포로 장을 보러갈 때 넘던 고개로 도덕이 들끓는 험한 산 길이었다. 그러자 만더고개를 "만등고개"로 불렀는데, 이것은 만 명의 사람이 무리를 지어서 넘어야 안전한 고개란 뜻이다. 삿자리 장수인 영감이(빼빼염감) 도적을 무찌를 전설이 전해진다.

     동래의 관황묘
     동래구 명륜동 447번지엔 관황 묘가 있었던 자리가 있다. 이 자리는 김 장군이란 아기 장수가 태어난 집 터였다. 김해의 안 장군은 골상을 보고 장래를 두려워하며 아이를 죽였다. 이때부터 저녁만 되면 말굽 소리가 들렀다. 동래 부사인 박계관은 꿈에 관운장을 보고서 김 장군이 죽은 집 터에 관황묘를 세웠다고 한다. 1970년대에 김 장군의 사당과 함께 관황묘는 철거되었다.

     동래 온천
     신라 때에 절름발이 노파가 살았는데, 근처의 논에 다리를 절륙대는 백학이 날아왔다. 그 백학은 사흘 뒤에 다리를 고친 다음 날아갔고, 그 노파가 백학이 서 있던 곳을 가보니 따끈한 샘물이 솟고 있었다. 다리를 고쳐주는 약천임을 안 노파도 샘물에 다리를 담구어 병을 고쳤다.

     주전자섬의 금기
     태종대 앞 바다 저멀리 남쪽에 떨어진 작은 바위섬을 『주전자섬』이라 한다. 주전자처럼 생겼다고 일반 시민들은 주전자섬이라 하지만 한자로 쓰면 유분(鍮盆)이 되므로 유분도라고도 한다. 지적상의 공식명칭은 『생도(生島)』이다. 이 섬에는 세가지 금기사항이 있는데, 주전자섬에서는 용변을 보아서는 안 되고, 불을 피워서도 안 되고, 남녀가 정을 나누어서도 안 된다.

     그 까닭은 영도 동삼동에 살던 한 어부가 주전자섬에서 고기를 잡다가 용변을 봤더니 그 날은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구까지 잃었다고 한다. 그 어부는 몇날 며칠을 계속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줄곧 어구마저 잃어버리자, 그것이 화병이 돼, 자리에 누었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전설은 역시 동삼동의 어부가 주전자섬에서 고기를 잡다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불을 놓았는데 그 뒤부터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을 뿐아니라 그날 밤 주전자섬이 불덩어리로 바뀌는 꿈을 꾸고는 병을 앓다가 이승을 떴다는 것이다.


부산 지리적 특징

     [부산의 자연환경]
     부산은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하는 한국 제 1의 무역항이며 제2의 도시로써, 15구 1개군을 가진 광역시이다. 면적은 총 750.90㎢('98. 1. 1현재)로 동쪽에는 대한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일본과 마주해 한국의 문호적 역할을 담당한다. 서쪽은 낙동강을 경계로 김해과 접하고, 남쪽은 부산만·수영만을 끼고 남해에 면하고, 북쪽은 양산군과 접한다. 부산은 상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도시로서 울산과 마산을 잇는 동남해안공업지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연근해 어업의 중심 항구이다.

     부산의 지형은 크게 낙동강을 중심으로 동쪽의 구릉성 지대와 서쪽의 평야지대로 나뉜다. 구릉성 지대는 몰운대의 남단으로부터 기장 효암리의 동단에 이르고, 육지로는 금정산(801.5m)에서 몰운대에 이르는 산지와 금정산에서 해운대의 장산(634m)에 이른 남동 방향의 산지로 400 ∼ 800m의 구릉성 산지가 부산만을 병풍처럼 둘러싸고있다. 그러나 이들 산지로부터 한단계 낮은 독립 구릉과 산각이 발달하고, 해안은 이런 산지적 특성 때문에 소반도와 섬 그리고 만입의 풍부한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이다. 따라서 해안선의 출입이 심하고 해안 평야의 발달이 미약하다.

     서부의 평야지대는 낙동강의 하구 일대에 발달한 거대한 삼각주로, 양산천이 낙동강 본류에 합류하는 물금 부근에서 낙동강 하구를 향해 넓게 펼쳐졌다. 이 지역은 1만년 이상을 낙동강 상류에서 운반되어 퇴적된 평균 60m 이상의 두터운 충적층으로 구성되있어, 경작지로서 토지로 생산성이 대단히 높은 비옥한 평야이다. 또 고도 5m이하의 나지막한 평야로 낙동강 본류는 물론 크고 작은 수로가 얽혀 있어 물이 풍부하고, 낙동강의 유수와 앞바다의 연안류에 의해 형성된 수많은 사주(砂州)가 해안선에 평행하게 발달하였다.

     수영강(水營江)은 『동국여지승람(1486)』에 사천(絲川) 이라 했지만 지금은 수영강이라 불린다. 이 강은 기장군 철마면에서 발원하여 선동의 회동수원지를 거쳐 수영만으로 들며, 길이 약20㎞로 부산에서는 낙동강 다음 가는 큰 강이다. 이 수영강은 회동수원지를 지나서는 기장군 철마면 점촌리에서 반송2동 경계를 거쳐 해운대구의 석대동으로 흐르는 석대천을 이어받고, 하구 가까이로 와서는 금정산의 동쪽 물과 구월산의 서쪽 물을 받은 온천천을 이어받는다. 강의 길이가 길고 폭도 넓어 부산에서는 가장 넓은 유역평지를 가졌고 하류의 삼각주 형성도 넓다.

     [부산의 지리적 특징]
     한반도의 중심뼈대인 백두대간은 태백산에서 동해를 따라 남진한 낙동정맥을 출맥시켰다. 이 낙동정맥은 백암산→주왕산→→가지산을 거쳐 남해까지 뻗어왔는데, 양산의 원효산에서 기장 땅을 지맥을 남동진시키고, 다시 난진한 정맥은 계명봉을 지나 금정산(金井山,801m)으로 솟구쳤다.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으로 낙동강 동부의 부산 지형을 이룬 소조산에 해당된다.

     금정산을 못미친 계명봉에서 남진한 지맥은 수영강과 온천천 사이로 뻗어내리더니 두 믈이 합수된 동래에서 전진을 멈추었다. 또 금정산에서 상제봉을 거쳐 남진한 낙동정맥은 만덕고개를 너머 금정봉에서 둘 갈래로 가지쳤는데, 동남으로 뻗은 지맥은 황령산을 거쳐 남구의 장상봉에서 끝나고, 남진한 정맥은 백양산을 지나 엄광산으로 솟은 다음 그곳에서 두 갈래로 갈려 북동진한 지맥이 수정산으로, 남진한 지맥이 구봉산으로 거쳐 용두산 공원으로 뻗어갔다.

     또 계속 남진한 정맥은 구덕산에서 다시 두 달래로 갈라졌는데, 남동진한 지맥은 대치터널을 지나 천마산→장군산으로 솟은 다음 전진을 멈추고, 서진한 정맥은 곧 몸을 남진으로 바꾸더니 동매산→봉화산을 거쳐 다대포의 물운대에서 긴 여정을 멈춘다. 따라서 부산은 낙동정맥의 끝지점에 위치하며, 낙동정맥은 금정산→만덕고개→금정봉→백양산→구덕산→동매산→물운대로 이어지며 낙동강 동쪽의 부산 땅의 등뼈 역할을 담당한다.

     부산은 크게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산악지형인 동부와 평야지대인 서쪽으로 구분되고, 동부는 수영강을 사이에 두고 해운대와 부산포가 구분된다. 특히 내륙에서 평야가 펼쳐진 곳은 온천천과 수영강이 합수한 동래 지역이 유일하며, 따라서 근현대에 들어 부산이 피남민의 정착지와 항구로써의 기능이 강화되기 전에는 동래가 부산의 실질적인 중심지였다.

     부산은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유명하다. 이것은 해발 100m 이상의 산지점유율이 33%로서 지형 여건이 취약한데다 체계적인 도로망도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배산 임수의 시가지와 항만관련 교통량의 도심 통과에 따른 교통 수요와 공급간의 불균형 때문이다.즉, 산지 사이로 도시가 형성되어 도심 내부와 외부간의 연계 도로가 부족하고, 동서·남북 두 축의 간선도로에 교통량이 집중 유입되고 항만이 도심과 인접해 전국 컨테이너물동량의 95%이상이 도심을 통과하며 교통난을 가중시킨다.

[사진 : 불 밝힌 부산항 (www/ktx.or.kr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