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의 문화재

     [보현산 신각]
     보현산신각(普賢山神閣)은 서울시 민속자료 제3호이다. 평창동 541-1에 소재하고, 정면 1간, 측면 1간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이 산신각은 홍지동 쪽에서 북악터널 쪽으로 가다가 터널에 못미쳐 신영동사무소 맞은편 북악산길 중턱 쯤 산 속에 위치한다. 동민들은 음력 3월 1일과, 9월 13일 2회에 걸쳐 마을의 평안과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동산신제를 자정에 지낸다.

     산신각 안에는 산신도가 걸려 있는데 청색 도포를 입고 머리에는 관을 썼다. 왼손은 우선(羽扇)을 들었고 오른 손은 왼손어깨쪽으로 올려져 있다. 이 산신 뒷편 좌·우에는 호랑이와 동자가 있는데 동자는 청색옷을 입고 천도복숭아 3개를 쟁반에 받쳐들고 있다. 이 산신도는 우리나라 고대 산신관념의 전통을 구체적으로 표현시킨 것으로 중귀한 민속자료이다.

     산신각 위쪽에는 천제단(天祭壇)이 있었고 아래쪽에서는 안산신각(安山神閣)이 있었으나 소실되었다. 아래에는 부군당 신목(府君堂神木)이 있는데 서울시 보호수 65호로 지정되고,그 아래에는 조선 시대 양곡 보관소인 평창지(平倉址)가 있다.

     [평창(平倉)터]
     평창동 330번지에 소재하며, 세검정 길을 사이에 두고 평창동사무소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간 곳에 있다. 원래 평창은 상·하로 2창(倉)이 있는데, 부평, 인천, 과천, 시흥, 안산, 양천, 양주, 용인, 고양, 파주, 교하의 11개 읍으로부터 운반해 온 대동미(大同米)를 보관하였다.

     평창동 330번지의 평창은 5군영(軍營)의 하나인 총융청(摠戎廳)의 창고로 상창(上倉)이 되고, 156번지의 평창은 선혜청(宣惠廳)의 창고로 하창(下倉)에 해당되는데 나중에 지었기 때문에 신창(新倉) 혹은 센창이라고 불렀다. 한편 선혜청은 여러 곳에 창고를 두었는데 북창(北倉)은 삼청동에, 별창(別倉)은 용산강(龍山江), 동강(東江)은 옛 장용영(壯勇營)에 두었으며, 그 외에도 평창(平倉), 만리창(萬里倉), 광흥창(廣興倉)을 두었다.

     선혜청(宣惠廳)은 조선시대에 대동미(大同米)·대동포(大同布)·대동전(大同錢)의 출납을 관장한 관청이다. 대동법의 실시에 따라 설치한 기관으로, 함경도와 평안도를 제외한 6도에 지청(支廳)을 두었다. 대동법을 지방별로 시험을 거쳐 시행하였기 때문에 설치 연대가 모두 달라, 처음 설치한 경기청(京畿廳)과 마지막으로 설치한 해서청(海西廳)은 꼭 100년의 차이가 난다.

     경기청은 1608년(선조 41)에, 강원청은 1624년(인조 2)에, 호서청(湖西廳)은 1652년(효종 3)에, 호남청(湖南廳)은 1657년(효종 8)에, 영남청(嶺南廳)은 1677년(숙종 3)에, 마지막으로 해서청은 1708년(숙종 34)에 설치되었다. 선혜청은 1626년(인조 4) 국초에 설치된 상평창(常平倉)과 비변사(備邊司)에 둔 진휼청(賑恤廳)을 병합하여 그 기구를 확대하고, 관원으로는 3의정(三議政)이 겸임하는 도제조(都提調) 3명, 호조판서와 2품 이하의 관원이 겸임하는 제조(提調) 3명, 낭청(郞廳:종6품) 5명이 있었다. 1753년(영조 29) 균역청(均役廳)까지 병합하였다가 1894년(고종 31) 갑오개혁 때 폐지되었다.

     [천제단(天祭壇)터]
     평창동 산 6-1에 소재하며, 평창고를 건립 시부터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며 조선 시대에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던 터이다. 평창을 건립하면서 자연형상의 바위 밑에 천제단을 마련하고 매년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 현재는 바위와 제단 흔적만 남아있다. 원래 인간은 물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물로 인한 재앙이 닥치면 수신(水神)이 심술을 부린다고 믿고 그 재앙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음력 정월 보름이 되면 수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데 그 중에 하나가 기우제였다.

     [문수암]
     문수암은 1109년(고려 예종 4)에 승려이자 서예가인 탄연(坦然)이 창건하였고, 6·25 전쟁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957년에 중건하였다. 불타기 전에는 500나한의 소상(塑像:찰흙으로 만든 형상)을 모신 나한전(羅漢殿)이 유명하였다.

     문수암 남쪽에는 756년(신라 경덕왕 15)에 승려인 수태(秀台)가 창건하였다는 승가사가 있고, 경내에는 1024년에 제작된 승가사석조승가대사상(보물 1000)이 있다. 승가사 뒤 화강암벽에는 연화좌(蓮花座) 위에 결가부좌한 마애석가여래좌상(보물 215)이 있다.

     [소나무]
     서울시의 보호수 제62호로 높이 14m, 흉고둘레 2.30m로 수령은 200년이다.(평창동 206번지 소재). 평창동 일대는 지질이 화강암으로 소나무가 자라고 또한 능금나무도 자란다. 소나무는 건축재와 가구재로 쓰이고, 펄프 재료로도 소중하다. 꽃가루는 송아 가루라 부르고 다식을 만드는 재료이고, 껍질과 솔잎은 생식용으로도 쓰인다.

     [평창동 인근의 문화재]
     세검정(洗劒亭)
     서울시 기념물 제4호로 예로부터 널리 알려진 정자로 이것을 중심으로 한 일대(부암동 ·홍지동 ·신영동 ·평창동)를 통틀어 가리키는 대명사로도 쓰인다. 일찍이 연산군이 수각(水閣)과 탕춘대(蕩春臺) 등을 짓고 놀았다고도 하는데, 숙종 때에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쌓고 부근을 서울의 북방 관문으로 삼으면서 주둔 군인들의 위락장소로 변하였으며, 시인 ·묵객 등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 때 거사 동지인 이귀(李貴) ·김류(金) 등이 광해군 폐위 문제를 의논하고 칼을 씻은 자리라고 해서 ‘세검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북악산(北岳山) ·남장대(南將臺) ·비봉(碑峯) 등에 둘러싸이고 사천(沙川)이 계곡을 흐르는 풍치지구(風致地區)이다. 인조반정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으나 그후 간장 담그는 기술자와 창호지 만드는 기술자를 상주케 하여 ‘메주가마골’이라는 별칭도 생겨났으며 장판지를 만들던 조지서(造紙署) 터는 아직도 남아 있다.

     한말에는 이곳에 신식 군영(軍營)을 설치하였고, 또한 광목을 바래던 표백서(漂白署)도 있었다. 8 ·15광복 전부터 앵두 ·능금 ·자두 등의 산지였으나 근년에는 택지가 조성되어 많은 주택이 들어섰고 평창동∼정릉(貞陵)을 연결하는 북악터널이 있다.

     석파정(石坡亭)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6호로 이 정자는 조선 제25대 철종과 제26대 고종 때의 중신(重臣) 김흥근(金興根)이 지은 별서(別墅)를 흥선대원군(興宣大阮君)이 집권한 뒤 별장으로 사용한 곳이다. 이 집을 석파정이라고 한 것은 정자 앞산이 모두 바위여서 대원군이 석파(石坡)라고 이름지었으며, 흥선대원군의 아호를 석파라고 한 것도 이로 인하여 지어진 별호이다.

     이곳은 본래 조선 숙종 때 문신인 오재(寤齋) 조정만(趙正萬)의 별장인 소운암(巢蕓庵)이 있었던 곳이다. 그 뒤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이 별장을 지어 삼계동정자(三溪洞亭子)라 불렀다고 한다. 조선 후기 학자 황현(黃玹)이 쓴 《매천야록(梅泉野錄)》에는 흥선대원군이 김흥근에게 이 정자를 팔기를 청했으나 거절하자 아들 고종과 함께 묵었는데 김흥근이 '임금이 묵고 가신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고 헌납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정자는 세검정 자하문(紫霞門 : 창의문) 밖으로 통칭되던 한양도성(漢陽都城)의 승경지(勝景地)로, 소계류(小溪流)와 거암(巨岩) 장송(長松)을 배경으로 지었다. 사랑채는 1958년에 손재형(孫在馨)이 종로구 홍지동(弘智洞)으로 옮겨놓았고 낙안당, 망원정, 유수성중관풍루 등 주요 건물이 남아 있는데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석파정의 뜰은 넓고 수목이 울창하여 봄철의 꽃과 가을의 단풍 등 절기에 따라 풍치가 아름답다.

     창의문(彰義門)
     북문(北門) 또는 자하문(紫霞門)으로도 불린다. 1396년(태조 5) 서울 성곽을 쌓을 때 세운 사소문(四小門)의 하나로 창건되어 창의문이란 문명(門名)을 얻었다. 북한(北漢) ·양주(楊州) 방면으로 통하는 교통로였으나 1416년(태종 16) 풍수지리설을 주장하는 자들이 이 곳의 통행이 왕조에 불리하다 하여 폐문(閉門)한 채 일반의 통행이 금지되었다가 1506년(중종 1)에 다시 열어놓았다.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 때는 능양군(陵陽君:인조)을 비롯한 의군(義軍)들이 이 문을 부수고 궁 안에 들어가 반정에 성공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문루(門樓)는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740년(영조 16) 다시 세우고 다락 안에 인조반정 공신들의 이름을 판에 새겨 걸었다. 1958년 크게 보수하였으며, 정면 4칸, 측면 2칸의 우진각 기와지붕으로 서울 사소문 중에서 유일하게 완전히 남아 있는 문이다.

[사진 : 세검정(사이버두산대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