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천 년을 사는 나무로 한국 사람 누구에게나 그리움의 나무로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향교에 가면 어느 곳이나 늙은 은행나무가 섰는데, 향교 역시 천 년을 두고 기능을 다하도록 기원하며 심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 중에서 중생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화되지 않고 본래 모습을 유지한 것은 도뇽룡, 바퀴벌레, 그리고 은행나무라고 한다. 그래서 은행나무을 살아 있는 화석(化石)이라 부른다.

  은행나무는 사람에게 여러모로 유용한 나무이다. 넓은 그늘은 쉬기가 적당한 장소이고, 잎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징크민이란 물질이 함유되어 귀한 약재로 쓰이고, 은행은 신선로 요리에 필수품이고, 나무 역시 최고급 목재이다. 특히 바둑판을 만들 경우, 은행나무는 충격을 흡수하는 탄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그리고 암수가 별 개라 금실 좋은 부부처럼 가까이에 제짝이 있어야 은행이 열리며, 우물가나 못가에 심으면 물 속에 비친 그림자와 서로 교배하여 은행이 열린다고 한다. 오래된 은행나무에는 대개 전설이 전해지는데, 신령이 깃들인 영험한 나무라하여 보살핌이 극진하다.

  은행나무가 노거수로 자라는 입지는 주로 수국과 금국에 잘 자란다. 그런데 수국 내라면 묘파에 해당되는 지점(乙辰)이 우수하고, 금국의 경우는 파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묘파·절파가 84%를 점해 풍수적 길지와 은행나무의 입지환경이 일치함을 보인다. 하지만 화국에 자리잡은 나무는 희소하고, 파 역시 길하지 못함으로 자연이 서북방으로 흘러빠지는 곳에는 은행나무를 심지 않는 것이 좋겠다.

  땅의 기운은 장생룡이 가장 우수한데, 장생룡은 지질적 조건이 단단하면서도 입자는 견밀하고도 고운 상태이다. 따라서 소나무보다 단단한 토양을 좋아하며, 물도 적은 량을 품는 흙의 상태가 양호하다. 산비탈의 끝자락에 위치한 나무가 많은 것은 이같은 이유이다. 또 양기 흐름도 좌선수보다는 우선수를 선호하니, 제왕룡보다 장생룡이 더 우수함이 분석 결과 확인되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론 우선수의 양기가 동방으로 빠지면서(乙辰破), 용맥이 북방에서 남방으로 뻗은 곳이거나(壬子龍), 좌선수의 양기가 동방으로 빠지면서(乙辰破), 용맥이 남서방에서 북동방으로 뻗은 제왕룡[坤申龍]에 해당하는 생기 충만한 용맥을 세심히 선택하여 식수한다면 장수를 기약할 것이다.

  [사진 : 좌 -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 (223호,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다), 우 - 화순 이서면의 은행나무 (303호, 이 나무는 신통력이 있어 국운의 융성과 나라의 평화를 우는 소리로 미리 알려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