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는 땅에서 떨어져 지기와의 감응이 어렵고, 따라서 반드시 지기가 왕성한 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기를 받지 못하면 원인불명의 질병에 시달린다는 설이 있다.

  어쨌든 아파트는 1∼5층에 사는 것이 좋다고 하니, 아파트 부지도 본래 지기가 왕성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은 『땅을 알고 터를 잡자, 김호년, 동학사』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여 지기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지구는 자성(磁性)을 가진 도체로써 땅의 지자기(地磁氣)를 기계로 측정하면 0.5가우스(gauss) 가량이 발생한다. 그런데 지상에서 4층 이상을 올라가면 자기는 0.25가우스로 배가 떨어진다. 물론 콘크리크벽처럼 차단층이 있어도 수치는 달라진다. 그런 고층에 사는 사람은 지자기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현대인의 성인병 원인을 이런 도시 생활공간에서 자기 결핍증을 일으키는 증후군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구형 아파트는 5층이고, 현대식 아파트는 모두 고층이다. 그런데 구형보다 생활 방식이 보다 안락해진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신경쇠약증, 불면증, 관절염, 가슴통증 등으로 병원을 더 자주 출입한다는 통계가 있다. 땅에서 2∼3층 높이가 생물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이란 것이고, 나무도 그 이상은 자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또 쥐의 서식 환경을 보면, 고층의 빌딩에서 5층 이상에는 출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람보다 지자기의 반응에 더 민감한 쥐가, 5층 이상의 고층에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역시 몇 천년을 두고 땅의 기운을 받으며 산 체질인데, 현대 들어 지자기가 없는 곳에서 생활하니 뭔가 탈이 날 것이다.

  따라서 고층의 아파트일수록 지기가 왕성한 터에 세워야 지자기도 더 높이 올라가게 될 것이고, 만약 지자기가 쇠약한 곳에 아파트를 짖는다면 3층 이상만 올라가도 지자기가 없는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럼으로 고층 아파트만큼은 꼭 지기가 왕성한 곳에 건설해야 한다.

  풍수학은 땅이 가진 생명력(지기)의 쇠왕을 판단하는데, 오랜 경험과 지혜로 무장된 학문이다. 따라서 지기의 쇠왕 정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이론체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아파트는 지기의 쇠왕정도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는 개념으로 변화될 것이고, 그 결과 풍수학은 현대문명속에 파고들어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학문으로 거듭날 것이다.

  [사진 : 저층으로 설계한 전원형 아파트 단지 ("환경과 조경"에서 이미지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