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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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돈이다

  자연은 몇 천만 년의 세월 동안 음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지금에 이르렀다. 양(물)이 커지면 음(산)도 따라서 커지고, 양이 작아지면 음도 따라서 작아져 서로 균형을 이루어 왔다. 만약 인위적으로 연못을 막아 양인 물의 기운을 키운다면 음인 산도 양의 기운에 따라 변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곳에 묻힌 시신은 급격한 자연의 변화에 따라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따라서 풍수학은 발복을 위해 인위적으로 자연의 조화를 파괴하는 것을 꺼려하고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자연의 순환이 잘못되어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 수 없는 땅은 풍수적 술법을 감행하여 자연을 고치고 치료해야 한다. 안동에는 여러 곳에 거대한 고목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데, 이것들은 정승 맹사성이 낙동강의 물 기운을 차단하기 위해 심은 것이라 한다. 맹사성이 안동 부사로 부임했을 때, 그곳에는 젊은 과부가 많아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풍수에 뛰어났던 그가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그 원인을 물의 기운이 너무 세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즉시 낙동강의 물길을 고쳐 흐르게 하여 물 기운을 줄이고, 나아가 나무를 심어 바람까지 막아 버렸다. 그러자 안동 땅에서는 젊은 과부의 울음소리가 멈추었다고 한다. 자연의 흉한 기운을 인위적으로 막고 치료하여 그 피해를 줄이는 것을 비보방살(裨補防殺) 혹은 비보풍수(裨補風水)라하여 우리의 전통적인 지리 사상이었다.

  풍수학에서 물은 재물로 해석하여 귀하게 여기며, 물이 없다면 도로나 바람이 통과하는 공간도 물과 같은 개념으로 본다. 바람과 물은 같은 양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의 깊이나 흐름이 산세와 조화를 이루어야 좋지, 조화롭지 못하다면 그 역시 흉할 뿐이다. 예를 들어 어부의 묘 터를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잡았다면 길지에 잡은 것일까? 아니다. 만약 산세와 바닷물이 서로 균형를 이룬다면 그런 대로 쓸 만하지만, 대개는 산세에 비해 물의 기운이 거세어 양이 음보다 지나치게 강하다. 이럴 경우는 혈장의 기맥이 물 기운에 압도당하여 지극히 흉하다. 토질을 살펴보면, 부석부석하고 자갈이 많아 개미나 벌레가 들끓기 쉽고, 바람 때문에 윤기나 끈기조차 없다. 풍수의 기본인 바람조차 가두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가 응집되지도 못한 것이다.

  풍수학은 물은 종류를 매우 여러 가지로 분류하여 길흉을 따진다. 물은 혈장의 좌우와 앞을 유순하고 천천히 흘러야 좋다. 구불구불 서서히 다가와서 혈장을 둥글게 감싸안으며 흐르거나, 혈을 향해 사각에서 물이 들어와 나갈 때도 머뭇거리는 듯이 서서히 빠져야 좋다. 본래부터 혈장 앞에 넘치듯이 고여 있는 샘, 즉 연못은--풍수는 이를 진응수(眞應水) 혹은 선저수( 渚水)라 부른다-- 산세가 극히 왕성한 증거라고 여기며 게다가 맑고 수려하다면 재복(財福)이 크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곡식이 썩을 정도로 부귀하다는 좋은 물이다.

  반면 혈을 향해 직선으로 쳐들어오면 혈장에 나쁜 살(殺)을 불러 들어 생기맥을 파괴하고, 혈에서 물이 빠지는 것이 보이면 재물이 들어와 끝없이 나가는 것으로 여겨 흉하다. 단, 물이 혈장을 향해 거꾸로 오는 모습이면 이를 역수(逆水)다하여 좋은 징조로 간주한다.
  그 이외에 물을 오행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물이 혈장 앞을 활처럼 둥글게 감싸안고 흐르면 이를 금성수(金星水)라 하여 귀한 것으로 친다. 금성수가 흐르면 부귀하고 세상의 존경을 받는 후손이 태어난다. 다음은 혈 앞으로 물이 일자(一字)처럼 곧고 길게 흐르면, 이는 목성수(木星水)로 부자는 못되어도 성품이 강한 자손이 대대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혈 앞을 천천히 흐르되 그 흐름이 꾸불꾸불하면 -- 풍수는 이를 수성수(水星水) 혹은 구곡수(九曲水)라 부른다-- 후손 중에 거부가 나고, 물이 혈장 앞에서 직선으로 곧게 빠지면(화성수) 성품이 오만한 후손이 나며, 물이 혈 앞에서 호치켓의 철심처럼 흐르면 자손이 번성하고 대대로 부자로 산다고 한다.

  물과 연관하여 또 다른 격언은 '물 안은 행복하고 물 바깥은 불행하다.'란 말이 있다. 이것은 물이 'S' 모양으로 굽이굽이 굽어 흐를 때,--풍수는 '之'자나, '玄'자로 흐른다 한다--'S'자의 안쪽은 생기가 모인 곳이나, 바깥 부분은 물이 가득 찬 곳으로 피하라는 뜻이다. 안동의 하회(河回) 마을을 예로 들면, 낙동강이 복 주머니의 바깥 선을 따라 그린 것처럼 휘감아 흐른다. 이 경우 복 주머니 안쪽에 위치한 마을은 길하고, 바깥쪽에 위치한 마늘봉 아래의 절벽은 물길이 혈장을 등지고 흐르는 반궁수(反弓水)에 해당되어 흉한 곳이다.



돌 속에 물이 있다

토네이도를 가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