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용당(龍塘)의 풍수적 평가

1.용당은 본래 계곡에 조영된 못으로 인화원의 지기를 강화하는 비보물이 아니다.
  땅의 기(氣)를 지기라 부르고 그 땅에 사는 생명체를 먹여 살리는 자양분과 같은 것으로 지기가 왕성해야 사람과 건물이 오래도록 보존되면서 발전한다. 그래서 지기가 왕성한 곳을 택해 살면 부귀와 번영을 누리고 만약 지기가 쇠약한 곳에 살면 재앙과 불행을 당한다. 그런데 주산에 저장된 지기는 지맥을 따라 내와 들 쪽으로 흘러가는데, 그 형세는 실로 변화무쌍하다. 숨었는가 하면 나타나고,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으며,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는데 지맥은 물을 만나야 전진을 멈추고 지기를 응집한다. 따라서 줄기에 해당하는 간룡(幹龍)은 인위적으로 앞쪽에 못을 파 지맥의 전진을 멈추도록 해야 부지 내에 지기가 강화되어 복을 가져다준다. 그런데 인화원 내 용당(龍塘)은 본래 지맥이 아닌 계곡(골짜기)에 조영된 못이라 지맥의 지기를 응집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다. 따라서 풍수적으로 인화원 내의 지기를 강화시키는 비보물로써 그 역할은 중요치 않다.

2.인화원 내 못에 용당(龍塘)이란 이름은 적합지 못하다.
  전통적으로 경관 조경을 위해 정원이나 집 앞쪽에 못을 파고 대개 ‘연못’이라 불렀다. 특별히 별도로 이름을 지을 때면 대개 못 안에 지은 정자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 경복궁 내 향원지는 향원정에서, 창덕궁은 부용지는 부용정에서 이름을 따와 지었다. 그런데 민가에 조영된 못은 별도의 이름이 없으며 대개 연을 재배한 이유로 ‘연못’ 또는 ‘지당(池塘)’이라 불렀다. 그런데 못의 이름을 ‘용연(龍淵)’, ‘용당(龍塘)’, ‘용소(龍沼)’라고 부르려면 그곳의 지명이 용과 관련이 있거나(용산,용호동 등) 또는 용과 얽힌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어야 한다. 양산의 통도사 경내에 용이 사는 못인 구룡지(九龍池)가 있다. 이 절터에는 예전에 큰 못이 있었고, 그 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는데, 자장율사가 이들을 제도하고 한 마리의 용을 그곳에 남겨 사찰을 수호하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와 조영된 못이다. 그런데 인화원이 위치한 해월리는 주변의 산, 내, 마을의 지명에 용과 관련된 지명이 전혀 없으며 또 용과 얽힌 전설도 전해오지 않는다. 따라서 인화원 내에 조영된 못을 ‘용당’이라 부르는 것은 적합지 못하다.

3.용당(龍塘)이 존속하려면 반드시 못이 깊어야 한다.
  민간에서 용은 왕이나 임금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며 그래서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이 앉은 의자를 용상(龍床)이라 부른다. 백성이 용을 자칭하면 반역자로 몰려 큰 벌을 받았으니‘용’자를 함부로 쓰지 못했다. 또 용은 반드시 깊은 물이 있어야 몸을 숨긴 채 안전하게 살 수 있으며 물웅덩이가 없거나 물의 바닥이 보이면 용은 살지 못하거나 마음이 불안해져 오히려 사람을 해친다고 한다. 그런데 인화원 내 용당은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깊이가 깊지 않으니 용이 안심하고 살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당연히 하늘로 승천해 사라질 것이다. 만약 용당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현재보다 땅을 깊게 파 물속이 들여다보이지 않아야 한다.

4.옥녀직금형의 침사수는 현재의 연지(蓮池)로도 충분하다.
  옥녀직금형은 옥녀가 비단을 짜듯이 귀한 인재가 끊임없이 배출되는 명당이다. 그런데 옥녀직금형의 터에는 침사수(沈絲水)가 있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베틀에서 비단을 짤 때면 물을 자주 뿜어줘야 하고 또 실들이 서로 엉키지 않도록 물에 담가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이 없다면 우물을 파야 지덕(地德)이 발동한다. 조선 시대에 남산 아래에 남지(南池)라는 못을 팠는데, 이것은 경복궁이 옥녀직금형이라 산천의 지덕을 발동시키기 위함이었다. 인화원은 옥녀직금형의 명당이니 반드시 침사수에 해당하는 못이 필요한데, 앞쪽에 조영된 연지(蓮池)는 인화원의 풍수적 발복을 위한 침사수의 역할로써 충분하다. 용연까지 더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또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아호가 ‘연암(蓮庵)-연꽃이 핀 초막’이니 ‘蓮池’란 이름은 LG그룹의 아이덴터티와도 잘 어울려 길하다.